돌아온 ‘포켓몬빵’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SPC삼립이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은 편의점은 물론 온라인 자사몰에서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똑같은 제품을 웃돈을 주고 구입하는 한편, 빵 안에 들어 있는 띠부씰(떼었다 붙일 수 있는 스티커)을 3~5만원에 거래하는 문화도 생겼다. SPC삼립은 포켓몬빵 열풍에 힘입어 1분기 실적 증가가 예상되면서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17일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2주 만에 판매량 350만 개를 기록했다. 재출시 20여 일 만인 지난 14일 기준으로는 판매량 450만 개를 돌파하면서 인기를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포켓몬빵은 1998년 처음 출시돼 월평균 500만 개씩 판매되는 ‘효자상품’이었는데, 전성기 당시의 월 판매량도 머지않았다.
포켓몬빵 열풍은 과거 주 고객이었던 10대가 경제력을 갖춘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 제품 가격이 5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지만, 추억을 구매하려는 30~40대가 대거 몰리면서 돈을 주고도 제품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단순히 레트로 감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포켓몬빵은 편의점이나 직영몰 등 정식 유통 채널에서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똑같은 제품의 가격이 중고거래에서 2배 이상 뛰는 경우도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포켓몬빵 미개봉 제품 8개를 3만원(개당 3750원)에 판매하는 등 웃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제품 안에 있는 띠부씰의 가치도 높다. 여러 개의 빵을 사서 띠부씰만 모으는 수집가들이 등장하고, 중복된 캐릭터를 서로 교환하는 문화도 만들어지고 있다. 구하기 힘든 일부 캐릭터의 경우는 3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중고거래로 띠부씰을 판매한 한 유저는 “포켓몬빵의 가치는 띠부씰이 대부분이다. 뮤츠나 뮤 같은 희귀템의 경우는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에 팔린다”며 “띠부씰을 제외한 단순 빵도 거래하는데, 가격은 1000원 수준이다”고 말했다.
포켓몬빵 현상은 SPC삼립 내부에서도 놀라는 분위기다. 포켓몬빵 재출시에 대한 여론이 형성돼 있어서 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SPC삼립의 1분기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덕분에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포켓몬빵이 출신된 지난달 24일 기준 주가는 8만100원이었는데, 17일 종가 기준 주가는 9만5200원으로 18.8%나 뛰었다.
SPC삼립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해 공급하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많다"며 "자사몰에서도 제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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