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외국인 '팔자'… 일평균 순매도 10개월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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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2-03-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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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지분율 2년來 최저 수준… "순매도 기조 완화 가능성도"


202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좀처럼 순매수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3월 18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5조59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인 달은 해마다 2~3차례에 불과했다. 2020년에는 일평균 거래대금 순매수세를 기록한 달이 세 차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4월 175억원 △9월 575억원 △11월 1172억원 △12월 1524억원 등 네 차례였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면서 일평균 순매도 규모가 3847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5월 일평균 순매도 규모인 4469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자 코스피 내 비중도 줄었다. 이달 18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2125조6575억원으로 이 중 외국인은 총 678조5839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비중으로는 31.92% 수준이다.

그러나 2020년 1월 2일 당시 외국인 비중은 38.11% 수준으로 현재보다 6.19%포인트 높았다. 당시 코스피 시총 1461조4248억원 중 외국인이 556조9724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형주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반도체·자동차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보유 비중이 줄었다. 2020년 1월 2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56.81%였으나 올해 3월 18일에는 51.79%로 5.02%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39.80%에서 26.30%로 감소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외국인 매도세는 그동안 집중됐던 반도체 비중 축소에 기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이후 반도체를 제외한 기타 업종에 대한 매수세가 정체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그런데 유일하게 비중을 확대해왔던 반도체마저 비중을 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외국인 순매도 움직임이 더 커진 배경으로는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졌고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변곡점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200원 선을 넘어섰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이 차별화되면서 미국 달러화는 상반기 중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경기와 수급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급격히 돌아서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이어졌던 매도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매도세가 집중됐던 대표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혹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2020년 이후 매도세를 주도했던 미국계 자금의 이탈도 지난 2월 말을 기준으로 완화되고 있는데 외국인 전체 자금 중 40.4%를 차지하는 미국계 자금의 특징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변화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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