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한달] 변화한 세계질서, 러시아-중국 對 서방 대결 더욱 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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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3-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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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통신]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중국과 러시아 대(對)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동맹의 대결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러시아 제재 행렬에는 동참하지 않고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경제 제재와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을 재차 보이고 있다. 

21일 친강(秦剛)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세와 관련해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제재 반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친 대사는 이날 "중·러 간 정상적인 교류와 협력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을 받지 않길 바란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정상적인 경제, 에너지 무역을 진행하고 있고 양국 국민은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대중 정책와 관련해 "(중국은) 제재를 원하지 않지만 만약 제재를 가한다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을 통해 우리의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면서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상호존중·평화공존·호혜상생해야만 세계 경제가 빠르고 효과적이게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친 대사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통화에서 시 주석의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지난 18일 미·중 정상 화상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러 지원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자 시 주석은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인 제재로 고통받는 것은 국민들”이라며 대러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함으로써 러시아를 도울 수 있다며 러시아를 돕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강행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로 자국 내 인프라가 구축되며 중국은 북극 경제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극동 개발은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극동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도 극동 개발에 대규모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투자규모는 24억 달러로, 극동지역 외국인 투자의 약 73%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쉬친 헤이룽장성 서기는 중·러 무역의 주요 항구인 헤이허시를 방문해, "중국과 러시아의 실질적인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개방을 가속화해 국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드비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사진=연합뉴스]

중국 언론들은 중국과 러시아 관계는 미국의 강요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20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편들기를 강요하는 괴롭힘 행위가 독립적 외교를 수행할 수 없는 일부 국가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은 중국에서 얻으려는 것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에 러시아 지원과 관련된 대가를 부과하려 한다면 중국이 어떻게 보복할지도 신중히 계산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라는 일부 매체 보도도 반박하기도 했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쑹중핑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려 한다는 주장은 '날조된 이야기'라며 "우크라이나에서의 작전은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전쟁이 아니며 우리가 지금 확인한 바, 러시아 방위산업체는 자국군의 필요를 감당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왜 다른 국가의 군수품이 필요하겠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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