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가 순환경제 산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안전과학∙인증기업 UL(유엘)과의 업무 협약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폐기물 관리 플랫폼을 출범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2일 서울 수송동 관훈사옥에서 UL과 환경산업의 투명한 데이터 관리체계와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UL은 1894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안전 규격 개발 기관이자 인증 회사다. 전 세계 140여개국에 거점을 두고 1만4000명 규모의 임직원이 환경∙안전∙성능시험과 인증 발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권위를 인정받으며 주요 기업들의 폐기물 환경인증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SK에코플랜트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자체 개발 중인 폐기물 관리 디지털 플랫폼의 데이터를 UL의 폐기물 매립 제로(ZWTL·Zero Waste To Landfill) 검증에 활용 가능하도록 연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플랫폼은 폐기물 배출부터 수집, 운반, 최종처리까지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IT(정보·통신기술) 기반 폐기물 통합관리 시스템이다. 이번 협약으로 향후 수집된 데이터와 보고서는 UL의 인증을 거쳐 ZWTL 검증을 위한 증빙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ZWTL 검증은 폐기물 중 재활용률을 수치화해 우수 사업장에 플래티넘(재활용률 100%), 골드(95∼99%), 실버(90∼94%) 3단계의 등급을 부여한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폐기물 데이터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가 국내외 환경산업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폐기물 산업의 경우, 현재 시스템에 의한 데이터 확보보다는 작업자 개인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다른 산업군에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디지털화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효율적이고 투명한 운영 시스템 구축이 어렵고 연속성 없이 분절한 데이터로 정확한 폐기물 현황 파악과 개선점 내기에 어려운 실정이다. 또, 관련 데이터 수집과 관리 작업을 개별 기업 수준에서 운영할 경우엔 매우 제한적이기에 표준화된 폐기물 관리 지표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SK에코플랜트가 개발 중인 폐기물 관리 플랫폼이 활성화할 경우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더러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증명하는 것에도 접근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권 SK에코플랜트 에코랩센터 대표는 "아시아 1위의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도약하는 SK에코플랜트와 글로벌 인증의 오랜 경험과 전문 지식, 분석 능력을 갖춘 UL이 함께 한다면 폐기물 산업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자원순환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루기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륜 UL코리아 대표는 "국내 최대 환경기업으로서 밸류체인 전반의 방대한 잠재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와 협업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사의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데이터 관리, 환경인증을 넘어 환경산업의 검증 체계를 구축해 기업의 ESG 경영목표 달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이르면 내년 주식 상장을 목표로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상태다. 기존의 건설사업에서 신재생에너지, 폐기물 처리·관리사업으로도 진출한 회사는 최종적으론 유망 친환경 산업인 순환경제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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