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정책 성공의 필요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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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2-04-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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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희진 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희진, 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0.73%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당선인은 본인을 반대한 국민이 거의 과반에 이른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겸손한 마음으로 반대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에 같은 당에서 두 번씩 돌아가며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국민은 보수와 진보 정권에 각각 10년씩 통치를 맡겼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었다.

현 여권이 국회와 지방 권력에서 우위에 있는 가운데 치른 대선에서 국민이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한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현 정부의 현상 진단 능력에 대하여 불신임을 내렸다고 할 수 있다.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가 되었던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자. 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을 투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투기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부동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 나타난다. 투기 수요도 일종의 수요지만 일반적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투기는 단기 차익을 위해 매수하는 행위인데 10년 이상 장기 보유하거나 상속을 받아 다주택자가 된 경우에도 투기꾼 취급을 하여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였다. 보유세와 거래세에 대하여 부과한 과도한 세금은 부동산의 원가 구성 요소가 되어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한 요소가 된다. 또한 다주택자의 거래 차익에 중과를 하여 시장에 공급을 할 유인을 감소시켰다. 1가구 2주택인 경우 실제로는 장기 보유를 한 경우에도 한 채를 팔아 1주택이 됐더라도 장기 보유 혜택의 기산을 다시 시작하게 하여 시장에 공급을 어렵게 하였다. 부동산 원가가 상승하고 공급이 감소하면 가격은 상승한다.

20여 차례의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배경에는 잘못된 진단에 근거하여 유사하면서 강화된 처방을 잘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머리가 아픈 사람에게 배가 아프다고 진단하고 배 아픈 데 먹는 약을 지속적으로 투약하면 머리 아픈 게 낫지 않고 부작용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현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 진단을 잘못한 데서 시작되었다.

새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진단에 근거하여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아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기보다는 다주택자의 순기능도 살펴보아야 한다. 다주택자는 무주택자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한다. 또한 부동산 하락기에는 매수하고 상승기에는 매도하여 가격 안정에 기여한다. 투기를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기보다는 시장 안정을 위해 다주택 보유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하여 발생하는 차익에 대하여 합리적인 세금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납부한 종합부동산세를 매각 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에서 차감해 준다면 조세 저항이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대량의 물량을 공급하는 정책은 그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인구는 감소하는데 물량을 장기적으로 대량 공급하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새로운 정책을 수립할 때 첫 단추를 잘 채우기 위해서는 관련 현상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이 필요하다. 현 정부에서 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해 인내하며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북한은 개성공단 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대통령을 조롱하였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미사일 도발을 하는데도 현 정부는 평화 협정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북한은 ICBM 도발을 하고 핵실험 재개 징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응하기 위한 제대로 된 진단이 필요하다.

지난 대선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탈원전 정책은 어떤 진단에 근거하여 추진한 것일까? 판도라라는 영화에 나오는 원전의 위험성이 탈원전 정책 추진의 진단 근거로 거론된다. 세계적으로 원전 위험 사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각국이 원전을 지속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국제적인 원자력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에너지 수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진단을 위해서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판단하고 영화와 현실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올바른 방향인가? 현 대통령을 포함하여 이전 대통령들도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였다. 이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이전에 부수되는 경호, 안보, 국민 불편 같은 문제가 해소되면 대통령이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이전은 시도해볼 만하다.
정부의 정책 관련 진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유능한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정책 성공의 필요조건이며 첫걸음이다. 전문성이 결여된 정치가나 이념으로 무장되어 종합적 판단 능력이 결여된 인사가 중요한 정책을 진단하고 설계하는 것을 경계해야 된다.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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