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의 금융 당국자들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의 연설이 시작되자 자리를 떴다고 보도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다만 한국 대표로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일본·이탈리아·독일 등 나머지 국가들은 퇴장에 동참하지 않았다.
회의장에서 퇴장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는 세계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이러한 회의에 참여하거나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WSJ는 밝혔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프리랜드 부총리가 러시아 당국자들에게도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화폐 채굴업체인 비트리버를 포함해 관련 산업에서 활동하는 회사를 단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상화폐 채굴 업체가 제재 명단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방 국가들이 회의 보이콧과 제재 등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압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돌파구가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측이 지난달 평화협상에서 제시한 협상안에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러한 제안서를 본 일이 없다며 반박에 나서고 있어 갈등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명확한 제안이 담긴 협상안을 우크라이나에 넘겼다"고 밝혔다고 타스·스푸트니크 등 러시아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이어 페스코프 대변인은 "공은 우크라이나 측에 넘어갔고 우리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보냈다는 서류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대부분 점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에 전제조건이 없는 협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은 50일 넘게 결사 항전을 펼쳐왔으나 보급이 끊기며 상황은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리우폴에서 특별 협상을 하자고 러시아 측에 요구했다. 그는 "아조우 연대와 군대, 민간인, 어린이, 생존자와 부상자를 구하기 위해 협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러시아 측은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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