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도시 서울의 미래와 싱크탱크의 역할<박형수 서울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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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선임기자
입력 2022-06-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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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서울연구원 원장 [사진=서울연구원]


세계의 경쟁 체제가 ‘국가 대 국가’에서 ‘도시 대 도시’로 바뀌고 있다. 한편에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대도시의 구조와 역할이 시험대에 올랐고, 이를 통해 여러 방면에서 혁신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신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인간의 발명품인 도시가 거대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 개원 30주년을 맞은 서울의 싱크탱크 서울연구원이 던지는 화두이기도 하다.

서울시민의 생활이 예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시대를 지나며 인터넷은 전 국민의 생활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대한민국 100대 기업 중 88%가 재택근무를 시행했는데 생산성에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1년 만에 온라인 소비가 18.4% 늘었고, 최근 또 다른 조사에서는 서울시민 77%가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집계됐다. 지난 2년 6개월여 동안 우리 일상이던 재택근무, 온라인 관계망 이용, 비대면 진료 혹은 원격의료 등이 도시의 현재와 미래 시점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중요하게 짚어봐야 한다.

여러 미래학자들이 예견하는 바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은 잠재성장률 하락과 인구절벽으로 인한 ‘저성장’ 문제, 고령 인구 비중이 늘고 주택·공공시설은 낡아가는 ‘고령화·노후화’ 문제, 기온 상승과 폭염·폭우와 같은 ‘기후변화’ 문제 등 위기 요인에 직면할 것이다.
동시에 인공지능(AI)과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신도시와 광역교통망 발달로 인한 ‘수도권 광역화’, 유라시아 경제권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남북통일 이슈 등 기회 요인에도 마주할 것이다.

서울연구원도 30주년 기념 세미나를 통해 ‘2050년 미래도시 서울의 변화’를 시민과 함께 그려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회와 공간을 두 축에 놓고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회 분야 연구를 통해서는 인간 중심 기술 확대로 인한 일과 가사의 간소화,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한 가치 증대를 비롯해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기술의 통합 사회 도래, 사이버 공간에서 서울시의 역할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것이다.
공간적인 부분에서는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생활 양식의 변화가 서울의 도시공간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 미래 시민이 중요시할 가치는 무엇인지 탐색하고 있다. 연구원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위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미래 서울 공간의 핵심 가치는 ‘삶의 질’(34.4%) 이다. 다음은 일자리와 활력, 다양성을 갖춘 ‘도시경쟁력’(25.8%)이었다.

우리의 미래 세대는 단순 일자리보다는 먹거리, 놀거리가 융합된 곳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다. 따라서 상업, 주거, 공원녹지가 복합된 공간에서 창조·혁신산업이 발전할 것을 전망해 볼 수 있고, 도시 주변의 자연과 녹지가 보다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즐기는 여가 공간으로 변모해갈 것도 예상되는 지점이다.
현재 다핵화, 분산 집적화, 광역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서울은 앞으로 수평적·수직적으로 연결되는 입체적(3차원) 도시계획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다. 도시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존재했던 철도와 도로도 이젠 입체화‧복합화를 거쳐 보다 효율적이고 쾌적한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도록 변모해야 한다. 디지털전환과 스마트 교통혁신에 따라 미래 교통은 지하, 항공, 수상, 그리고 자율주행 등 3차원 통합교통체계로 진화할 것이다.

글로벌 도시 간 무한경쟁 시대헤 세계의 여러 도시와 글로벌 연구소들이 앞다투어 미래 전망과 트렌드를 발굴하고 도시의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공간구조, 도시재생, 인프라 재정비 등에 대한 혁신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가고 있다. 런던플랜, ‘OneNYC’, 도쿄도 종합 전략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도 커뮤니티 단위에서 시민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뿐 아니라 글로벌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까지 담은 마스터플랜 ‘서울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이미 10년, 20년 앞선 시대를 살고 있는 시민의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더 과감하게 도시 공간을, 사회 시스템을 바꿔 나가야 한다. 세계 5위 도시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메가시티 서울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의 역할이 이 지점에 있다. 융·복합적인 시대를 살고 있는 시민에게 맞는 과감한 정책 마련이 가능하도록 연구로 뒷받침하는 것, 새롭게 펼쳐진 세상에 맞게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연구로 서울의 변화를 선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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