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 야당 동맹과 극우 정당이 강력한 지지를 얻으면서 집권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중도연합 정당인 ‘앙상블’은 전체 577석 가운데 245석을 얻었다. 이는 하원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것이지만 최소 과반 의석인 289석에는 크게 못 미쳤다. 법안 단독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프랑스 집권 여당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장악하지 못한 것은 1988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마린 르펜이 속한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89석을 확보했다. 이는 바로 이전 총선에서 확보한 8석의 10배 이상에 달한다. 중도우파인 공화당(LR)은 74석을 차지했다.
CNBC는 이번 총선 결과가 나온 뒤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의회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며 “이는 다른 정당과 동맹을 맺지 못할 경우 국정 마비가 불가피할 수 있는 중대한 차질”이라고 평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앞으로 5년의 임기 동안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정당의 반대에 번번이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십 년간 프랑스가 경험하지 못했던 헝 의회는 정당 간 권력 공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마크롱 정당은 4위를 차지한 공화당과 동맹을 맺을 것인지 아니면 사안별로 다른 정당과 힘을 모으는 식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반면,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이 “완전히 패배”했고, 그의 동맹인 뉘프가 프랑스의 “반란과 혁명의 부흥”을 이끌 새로운 얼굴이라고 말했다.
르펜은 이민자, 범죄 등에 우려하는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강력한 그룹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집권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했을 때부터 나왔다. 당시 외신들은 대선에서 르펜 후보가 돌풍을 일으킨 점을 지적하며 마크롱의 향후 국정 운영이 삐걱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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