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년새 수수료 반토막… 그래도 우려 수준 아니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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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07-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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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2조5496억원 기록해 전년比 43%↓

  • 거래대금 40% 감소 영향… 예년 대비론 정상

  • 삼성證 가장 큰 타격, 키움證 상대적 선방

[사진=각 사]

국내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1년새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거래대금이 줄어들며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 향후 주식시장 냉각기가 장기화될 경우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수수료 수익 규모가 평시 수준으로 돌아갔을 뿐이라며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해석도 나온다.
 
◇수수료·거래대금 동반감소… 키움증권 ‘선방’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47곳의 올 1분기 금융투자상품 수수료 수익은 2조54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4조4708억원) 대비 42.97%(1조9212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국내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악화되며 거래대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0%(13조5700억원) 감소한 19조77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수수료 수익 감소분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중에서 수수료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삼성증권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은 올 1분기 수수료 수익 규모는 24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2.01%(2676억원) 줄어들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수료 수익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키움증권은 올 1분기 수수료 수익 29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39.34%(1889억원) 감소해 대형사 중 가장 양호한 수준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방어적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올 1분기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9.85%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64%포인트 줄어들었지만 17년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은 2016년 2월부터 시행된 비대면 채널 활성화 등이 영업기반 확대 및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부문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수익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경쟁력 자체가 약해졌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을 기본으로 장착해놓고, 타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학개미 거품 빠진 평시 규모… 우려할 수준 아냐
 
증시 조정기가 길어질수록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유난히 수수료 수익 규모가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수수료 수익 규모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거품이 빠지며 평상시로 되돌아간 것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0년 1분기 증권사 수수료 수익규모는 2조3815억원이다. 올 1분기와 1681억원(7.06%) 격차에 불과하다.
 
또한 거래대금 감소세도 둔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회전율(시총 대비 거래대금)은 지난 3월 207%를 기록했다. 비교적 과열양상을 보였던 코스닥 시총회전율 역시 같은 달 423%를 기록했다. 앞서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시총회전율은 976%까지 기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회전율은 지난 20년간 평균치인 203%와 비슷하다”며 “과거 시총회전율이 200%를 하회한 적도 있지만 개인투자자 증시 참여도가 높아 과거 평균치를 상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스닥 과열현상이 수그러지면서 전반적으로 증시거래 바닥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브로커리지 방어책 필요… 관건은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업황이 평시 수준으로 되돌아왔다는 분석에도 증권사들은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인 실적호조에 대한 기저효과이지만 실적이 둔화되면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해외주식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MTS 개선, 해외주식 소수점 및 주간 거래 등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주식 수익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주식·해외주식·선물거래 등이 합쳐진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엠스톡’(M-STOCK)을 선보였다. 미국주식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주식을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각국 주식시장 상황과 고객 포트폴리오를 한 눈에 보여준다.
 
김세훈 미래에셋증권 플랫폼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 통합앱은 국내외 금융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어 다양한 글로벌 투자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에는 MTS리뉴얼을 통해 편의성과 정보습득 접근성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홈 화면에 필요한 정보를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편집해서 띄울 수 있도록 했다”며 “사용자 환경에 관한 것을 많이 손봤고, 추가적인 안정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구조상 브로커리지 부문 비중이 적은 메리츠증권도 해외주식시장 문을 두드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4일 미국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미국 우량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으로 나눠 1000원 단위로 거래할 수 있으며, 거래가능 종목은 총 310개다. 다우30, 나스닥100, S&P500에 상장된 시총상위 종목으로 구성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소수점 거래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추가계좌 개설없이 ‘메리츠 스마트(SMART)’에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말까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약정고객을 대상으로 5000원 상당의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시장 대표주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키움증권도 기존 MTS를 개편한 ‘영웅문S#’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주식, 해외주식, 금융상품 등을 하나의 앱에서 거래할 수 있고 자산관리 서비스도 통합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1분기 해외주식 수탁수수료와 해외파생수수료 선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폭이 크지 않고 높은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는 카카오페이증권 MTS 출시 이후 경쟁구도 변화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으나 당장은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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