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7개월 연속 감소…투자처 없고 이자부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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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7-3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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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로고 [아주경제 DB]

 
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7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작년까지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총력전을 펼쳤던 것과는 상반된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 감소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대출금리도 함께 상승한 영향이 컸다. 한은이 올해 하반기까진 기준금리의 단계적 상향 의지를 공식화한 만큼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7조7635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대비 1조8886억원 감소한 수치다. 7월 마지막 영업일이 29일인 점을 감안하면 7개월 연속 감소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대출 종류별로는 특히 신용대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신용대출 잔액은 129조4659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2130억원이나 줄었다. 감소 폭도 직전월(1조1204억원)보다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506조3383억원으로 4331억원 줄었다. 반면 전세자금대출은 133조1627억원으로 2566억원 늘었다.
 
금융업계에선 은행권 가계 대출 감소가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진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함께 높아진 수신 금리로 예·적금 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처럼 은행이 돈을 빨아들이면서 시중에 도는 돈은 말라 갔고, 이후 대표적 위험 자산인 암호화폐와 주식시장은 급격히 가라앉는 현상을 보였다.
 
최근에는 부동산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든 흐름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한은 외에도 세계 주요국이 동시에 긴축 정책을 펼치며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은행권에선 이에 이자율이 높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상환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부동산을 살 때 주담대 한도가 모자라면 대부분 신용대출을 통해 메운다. 그러나 시장이 위축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6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23%로 작년 말보다 0.57%포인트 올랐다.
 
이러한 현상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에 3%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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