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개발과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해 상승세를 보이던 용산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주춤하다. 예상보다 높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과 부동산 시장 악화 등에 영향을 받았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용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한강맨션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관련 부담금 예상치가 7억7000만원이라고 전해진 이후 단 한 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한강맨션은 지난 5월까지는 신고가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한강맨션 전용면적 120㎡는 지난 5월 17일 4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전용 101㎡ 또한 같은 달 30일 직전 거래가보다 5억원 높은 40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지난 3월 서울시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통해 ‘35층 층수 제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발표했으며, 올 초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68층 초고층 아파트' 설계안을 내놓자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공인중개업자 A씨는 "가장 속도가 빠른 한강맨션은 물론 한가람건영 아파트 등 이촌동 인근 재건축 아파트들이 몇 달 새 모두 거래가 멈췄다"며 "투자 문의는 줄었는데 매물은 소폭 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26일 기준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용산구 매물은 한 달 전에 비해 3.8%(1195건→1241건) 늘었는데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사례다. 이촌동 한가람건영 아파트는 현재 매물 21건이 올라와 있으며 앞서 한가람건영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5월 19일 18억6000만원에 두 건 거래되는 등 관심을 끌었지만 이후에는 한 건도 거래되지 않고 있다.
근처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이촌동 한강대우 아파트 또한 전용면적 59㎡가 18억7000만원에 신고가로 팔리는 등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지난 6월 28일 7000만원 내린 18억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약 두 달째 멈췄다. 전용 84㎥ 또한 지난 4월 15일 23억8000만원에 신고가로 손바뀜됐는데 그날 이후 거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강맨션 등 재건축 아파트 집주인들은 호가를 내리지는 않고 있다. 이날 네이버부동산 등에 따르면 한강맨션 전용 101㎡는 모든 매물이 신고가였던 40억원 이상에 올라와 있다. 다른 면적대 매물도 모두 신고가 이상으로 올라온 상황이다.
중개업자 A씨는 "집무실 이전, 용산정비창 사업 호재 등과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최근 아파트 값 하락세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재건축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은 지켜보자는 추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근처 또 다른 중개업자도 "올해 정부와 서울시 등에서 재건축 활성화 정책을 펼쳤고, 언론에서 재건축이 임박한 것처럼 보도했다"며 "여전히 집주인들은 재건축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존 주택 시장이 침체한 만큼 재건축 아파트 시장만 계속 오를 수는 없다"며 "한강맨션은 이번 8·16 대책에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길 기대했을 텐데 또다시 미뤄지며 관망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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