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잃은 공직사회] 'MZ공무원' 잡기 안간힘…채용부터 평가까지 '전면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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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9-0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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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무·성과 중심 보상 강화…근무환경도 유연화

  • "임금체계 개선이 인재유출 막을 최선책" 주장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명지중·고등학교에서 열린 2022년 2차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장에 응시자들이 입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직사회에 늘어나고 있는 20·30대 공무원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조기 퇴직자 증가를 막기 위해 정부가 대안 마련에 나섰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공무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때 연공서열 영향은 줄이고 동료 평가를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원격근무·자율근무 등 공무원 근무 형태 유연화도 시범 도입된다.

인사혁신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문화 혁신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인사처는 우선 '민간 주도 성장' '규제 혁신' '디지털 전환'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해 공무원 인재상을 다시 정립할 방침이다. 재정립된 인재상은 채용, 평가, 보상, 승진 등 모든 인사 관리 분야에 적용된다.

실력에 따른 발탁과 승진 기회도 늘린다. 역량이 뛰어난 공무원을 핵심 직위에 채용할 수 있도록 공개 모집 대상 직위를 현재 국·과장급에서 4∼5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승진 때 경력 평정은 줄이고 성과급을 지급할 때 동료 평가를 반영해 평가에 공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직급이나 경력이 많은 사람이 승진이나 성과급 수령에 유리했던 뿌리 깊은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부서별로 누가 중요한 업무를 많이 처리했고 성과가 많이 나타나는지는 옆에 있는 동료들이 가장 잘 안다"며 "MZ세대가 겪는 '일은 내가 하고 보상은 선배들이 챙기는' 연공서열식 보상을 타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직무 중요도나 난도가 높은 직위에 직급별로 최대 월 10만∼20만원을 지급하는 중요직무급 지급 대상은 기존 정원 대비 15% 이내에서 30% 이내로 확대된다.

그동안 자택이나 정부청사 스마트워크센터에서만 가능했던 원격근무도 앞으로는 보안 유지와 무관한 업무에 한해 스터디카페에서도 가능해진다. 부서장이 사전에 정한 시간 외에는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자율근무제도 시범 도입한다.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내놓은 것은 20·30대 공무원이 공직사회에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면서 조직문화 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행정부 국가공무원 연령대를 보면 20대 이하가 12%, 30대가 29.4%로 전체 중 40%를 웃돈다.

확실한 보상과 적절한 대우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이들은 경직된 조직문화와 일방적 희생 강요를 견디지 못하는 만큼 제대로 된 유인책과 사기 진작 요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선책에도 공무원 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은 정해지지 않아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공무원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올해 9급 공무원 경쟁률은 29.2대 1로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1년 93대 1을 기록한 후 매년 하락세다. 7급 경쟁률도 42.7대 1로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20·30대 인구 감소와 공무원연금 개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코로나 비상근무와 지나친 야근으로 '워라밸'이 사라진 데다 확실한 보상체계가 없어 갈수록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처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선이 젊은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최선책"이라며 "현재와 같은 공직문화로는 젊은 층 조기 퇴직률만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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