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올해 평균 환율 1303원 전망···"IMF 이후 최악 고환율, 수익성 악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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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9-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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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 제조업체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원·달러환율이 연평균 1300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기업의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은 1236원 수준이라, 고환율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사업전략을 새로 바꿔야 할 정도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기업들의 재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환율 전망 및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연평균 환율 수준을 1303원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긴 해는 1998년 IMF 당시 1395원 이후 24년 만이다. 전경련 측은 "연초부터 누적된 평균 환율이 1260원임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연말까지 평균 1400원대의 고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 전망한 연평균 환율은 1214원으로,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정세 변화로 전망치가 89원 치솟은 셈이다. 당시 1300원대 고환율을 예상한 기업은 8.6%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7배가 넘는 60.8%로 관측됐다.

수출 제조기업은 환율 전망을 기초로 수출입 단가·영업이익 등 구체적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최근 환율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져서 기업들의 경영 애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특히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236원으로 나타나 현재 시점에서의 연평균 환율 전망치인 1303원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급등으로 매출은 평균 0.3% 늘 것으로 봤지만 원자재 수입단가 등 생산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기업별 평균 0.6% 악화될 전망이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45.8%, 늘어날 것이란 답은 36.2%, 영향이 없다고 본 곳은 18%다.

기업들은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식 긴축경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인건비를 줄이는 등의 원가 절감(31.1%)에 나서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차입금을 늘리며 버티겠다는 답은 4.4%, '대응책 없음'은 11.4%로 나타났다.

기업들 중 40%는 향후 원화 가치를 추가로 하락시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정세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지목했고 한·미 금리차 확대(36.2%), 유럽·중국 경기 침체(14.3%), 무역수지 적자 심화(8.6%) 등도 변수로 꼽았다.

기업들은 정부가 서둘러 외환시장 안정 조치(43.5%)에 나서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수출입 관련 금융·보증지원(15.9%), 공급망 안정화(15.6%),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11.1%) 등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고금리 등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등해,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측면이 있어 통화스와프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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