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는 車 시장] 국내 자동차 구매의향지수, 최근 1년 중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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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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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딜로이트그룹]

국내 자동차 시장이 출고지연과 가격상승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의향이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8월 車 구매의향 급전직하…美 시장도 소비침체

한국딜로이트그룹은 14일 ‘카플레이션 시대, 자동차 구매의향 감소조짐’ 리포트를 발간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지난 8월 말 자동차 구매의향은 최근 1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딜로이트의 ‘자동차 구매의향지수’는 향후 6개월 내 자동차 구입 의향이 있는 소비자 비율을 추적해 산출한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오름세와 내림세를 판단한다.

8월 말 국내 자동차 구매의향지수는 85.7을 기록해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조사기간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추이는 등락 양상을 반복했다. 올해 2월 초 90.5를 보이다 3월과 5월에 각각 95.2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고점은 지난해 11월 104.8, 올해 7월 119였으며, 8월 들어 급전직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구매 척도인 미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 구매의향지수는 최근 1년 동안 3개월을 제외하고 100 이하에 머물렀다. 미국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지난해 150만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만3000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S&P 글로벌모빌리티는 최근 시장 전망치에서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 올해와 내년까지 전 세계 차량 생산량이 각각 260만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한국딜로이트그룹]

시장에서는 공급 문제 외에도 소비자 수요예측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를 거치며 자동차 이용행태에 커다란 변화가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승용차 이용보다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자동차 가격 인상률과 연료 가격 인상 등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30만8000대에서 지난해 60만8000대로 두 배 정도 증가했다. 전기차 전기충전요금은 휘발유 가격의 3분의1 수준이다. 

이 밖에 신차 재고 부족은 중고차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으며, 공급자 우위 현상에 제조사마다 차량 할인 등 기존의 인센티브를 철회하고 있다. 
 

[자료=한국딜로이트그룹]

◇“가격 인상 억제하고 공급망 개선 나서야”

보고서는 자동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부터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불안이 제조사들의 자동차 생산에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차량 가격이 당분간 진정세를 보이기 힘들다는 견해다. 더욱이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자들의 지출 억제도 소비 위축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딜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이 소비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제조사들마다 △자동차 가격 인상 억제 △전기차 포트폴리오 전환 △공급망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화석연료 가격 급등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에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언이다.

공급망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중요부품 재고 보유량을 늘리는 체제로 전환해야 하며, 인접 국가에서 제품을 조달하는 ‘니어쇼어링’ 전략을 고심하는 등 제조사들마다 상황에 맞춘 공급망 재구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김태환 한국딜로이트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일시적일 것 같았던 자동차 생산 문제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소비심리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자동차산업 관계자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필요를 더욱 이해하고 면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료=한국딜로이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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