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증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중간선거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유입되는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CPI가 어떤 수준을 기록하느냐에 따라 증시의 방향성도 결정지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피봇(정책전환) 기대감이 낮아진 만큼, 추세적인 반등 가능성 또한 낮다는 평가다. 반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업종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2차전지를 비롯해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주(10월 31일~11월 4일) 한 주간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3.30%(75.03포인트)가 상승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8691억원, 654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조4642억원을 순매수 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대형 2차전지 종목들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잇따라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번 주는 미국의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유입되는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으며 10일에는 10월 CPI 지수가 발표된다. 미국 중간선거의 경우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 승리해 의회를 장악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와의 마찰이 예견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확대라는 악재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또 10일 CPI 발표에서 예상치(헤드라인 물가상승률 8.1%, 근원 물가상승률 6.5%)를 넘어설 경우 연준의 행보도 매파적인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부정적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미국 중간 선거와 10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메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Fed가 빈틈없는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시장도 이를 서둘러 반영한 까닭에, 물가지표와 선거결과가 가지는 영향력은 다소 제한될 것” 이라며 “미국과 중국 모두 중차대한 정치 이벤트를 소화한 국면인 만큼, 이후 상호 견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는 주목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PI 결과에 따라 지수는 방향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며 스태그플레이션(불경기+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유입될 수 있다”며 반면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12월 금리인상 컨센서스가 낮아지면서 기술적 반등 및 급락 후 반등하는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 흐름의 연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주 국내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낸 동력은 반도체 업황 바닥 통과 기대와, 2차전지의 가시적 성장성으로 주가가 견조했기 때문”이라며 “시선은 10월 소비자물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무난한 수치 발표 시 코스피의 상승 기조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준의 정책기대감이 사라진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지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파월 연준의장이 최종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으며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기대하는 것은 이르다는 등 정책 전환 가능성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피봇의 기대감 후퇴는 지난 9월 FOMC와 유사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은 7~8월에도 연준 피봇 기대로 베어마켓 랠리를 보인 후 9월 FOMC 이후 조정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월 주식시장 상승 또한 연준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배경이었다”며 “이를 감안하면 11월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대형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정훈 연구원은 “최근까지 외국인 수급이 이어지는 2차 전지, 자동차, 운수창고, 비철금속, 기계 업종 등에 관심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이즈 측면에선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에 집중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관심 업종으로 반도체와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로봇‧자동화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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