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약 6.6억 달러 의심스러운 유출... 해킹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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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11-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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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력한 조사 요구하는 목소리 커지는 상황

[사진=아주경제DB]



파산 신청을 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해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나섰다. 파산 신청 이후 4억 달러 넘는 가상화폐가 사라지면서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블록체인 분석회사 난센을 인용해 FTX의 국제거래소와 미국거래소에서 6억6200만 달러에 달하는 가상화폐가 인출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 분석회사 엘립틱은 이날 4억7300만 달러 상당 가상화폐가 사라진 것과 관련해 "오늘 아침 FTX 지갑에서 의심스러운 암호화폐 인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 인출이 도난인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엘립틱 공동창업자 톰 로빈슨은 이날 “이렇게 사라진 가상자산은 곧바로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으로 빠르게 환전됐다”고 설명했다.

해킹으로 보이는 이번 자금 유출은 FTX가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한 직후에 이뤄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전날부터 FTX가 해킹당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FTX는 해킹 의혹을 접수한 뒤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FTX 파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존 레이는 "적극적인 사실 확인과 관련 대응을 시작했다"며 "우리는 사법기관 및 관련 규제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FTX 법률고문인 라인 밀러는 트위터를 통해 "FTX 계좌 잔액들에 대한 통합과 관련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조사 중"이라며 수상한 자금 유출을 "미승인 거래"라고 지적했다. 이어 밀러 고문은 모든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크립토 지갑인 '콜드 스토리지'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FTX 측은 고객들에게 FTX 앱을 삭제하고 회사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이번 FTX의 대규모 자금 유출 상황은 세계 4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크라켄에서도 포착됐다. 크라켄 대변인 닉 퍼코코는 트위터에  "FTX에서 돈을 인출한 사람 신원을 알고 있다. 자금을 활용하고 거래를 완료하기 위해 크라켄 계좌도 사용했다"고 전했다. 

세계 2위 거래소 FTX가 파산을 신청한 데 이어 해킹으로 추정되는 자금 유출까지 발생하자 가상화폐 시장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통적인 은행은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 정부가 개입해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그렇지 않다"며 "올해 뱅크런을 경험한 고객들이 현금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강력한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규제를 회피하면서 통제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비평가들은 FTX와 알라메다에 대한 강력한 조사는 분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개선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가상화폐 거래소의 규제 의견에 대해 동의했다. 옐런 장관은 "가상화폐가 아닌 다른 규제를 받는 자산 시장에서는 고객의 자산이 엄격히 분리돼 통제된다"며 "거래소가 고객의 예치금을 사용하는 것과 대출을 통해 레버리지를 비롯 위험 투자를 수행하는 것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한편, 가상화폐 산업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위기에 몰린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자신이 아르헨티나로 도피했다는 온라인상 소문에 대한 로이터통신 측 질의에 "아니다"며 바하마에 체류 중이라고 답했다. 바하마는 FTX 본사 소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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