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중국을 집중 ‘저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27일(현지 시각) 26페이지 분량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기후 위기와 무역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 2위 경제 대국(G2)인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파괴적인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5년 간 23억 캐나다달러(약 2조2919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캐나다 경제 활동 중 약 50조 캐나다달러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40개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아는 이번 전략의 초점이 중국 견제에 맞춰졌다고 전했다. 실제 전략에는 △캐나다의 지식재산권 보호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력 및 사이버 보안 증강 △중국 국영기업들의 자국 광물 투자 제한 △외국인 투자 규칙 강화 등 내용이 담겨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문서는 “중국은 점점 더 파괴적인 세계적 강국이 되어가고 있다”며 “우리에게서 멀어진 이익과 가치에 관용적인 환경으로 국제적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서는 중국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서는 “지역 안보에 대한 강제적 행태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사 개입 및 정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캐나다의 인도·태평양 지역 해군 주둔 강화를 언급했다.
또한 문서는 중국 부분과 관련해 “(중국) 국영기업과 기타 외국 단체의 투자가 우리의 중요 광물 공급망을 포함한 국가 안보를 위협할 때 단호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수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캐나다는 중국을 견제한다고 하면서도 중국과의 협력 의사 역시 밝혔는데, 이는 중국이 캐나다 수출업체들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또한 캐나다는 기후 위기, 세계 보건 및 핵확산을 포함한 ‘세계의 실존적 압력’ 중 일부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지난 9일(현지 시각)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에 도전해야 할 때 도전할 것이며, 협력해야 할 땐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을 반드시 억제해야 할 '파괴적인 강국'으로 명시하자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각) 주캐나다 중국대사관(이하 대사관)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해 강한 항의를 표명했다.
대사관은 해당 전략에 대해 "중국에 대한 흑색 선전이자, 소위 ‘중국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며 “만약 캐나다 측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반드시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하고 강력한 반격도 받게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는 지난 2018년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벤쿠버 국제공항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대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양국 정상이 공식석상에서 냉랭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전날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언론에 공개된 사실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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