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법 시행령 개정] 위탁기업 납기일, 검수방법 임의 변경 제재 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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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3-05-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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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재료, 조정 요건, 가격 지표 등 약정서 발급 의무

[사진=연합뉴스]



#A사는 지난해 위탁기업 요청으로 당초 10월까지 공급키로 한 부품 납기일을 8월로 앞당겼다. 그러나 A사는 부품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할 시간적이 여유가 없었다. 결국 A사는 납기일을 지키기 위해 국내 비축분을 웃돈까지 주며 확보하느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B사는 위탁기업 품질관리 담당부서가 수시로 납품한 물품을 검수하고, 검사방법까지 매번 변경해 골머리를 앓았다. B사는 위탁기업의 일방적인 검사시기와 검사방법 변경 결정으로 사전 검사 비용만 수천만원을 써야 했다.

 
앞으로 위탁기업이 일방적으로 납기일, 검수방법, 납품단가를 변경할 수 없게 된다. 정부가 대기업의 '갑질' 근절을 위한 장치를 법제화한 결과다. 

수탁기업인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대기업의 일방적인 계약 변경을 막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 핵심은 표준약정서 도입이다. 표준약정서에는 위탁기업이 수탁기업과 계약체결 시 주요 원재료, 조정 요건, 가격 지표, 산식과 같은 연동에 관한 사항의 기재를 의무화하고 있다. 위탁기업은 표준약정서를 수탁기업에 반드시 발급해야 한다. 
 
위탁기업에 대한 표준약정서 기재 사항 이행 의무도 명시하고 있다. 표준약정서에 기재된 납기일과 납품 장소를 함부로 변경할 수 없다. 위탁기업이 원재료를 수탁기업에 제공할 경우 수량과 대금의 지급과 지급기일도 명시해야 한다. 납품대금 연동제에 대한 협의 의무도 강화한다. 

납품대금연동제의 적용은 10% 이상 원재료가 급등했을 때 적용할 수 있다. 조정 요건은 주요 원재료 가격에 대해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협의해 정한다.
 
위탁기업은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적기 위해 수탁기업과 성실히 협의할 의무가 부과된다. 예외적으로 △소액 계약인 경우 △단기 계약인 경우 △위탁기업이 소기업인 경우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연동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위탁기업이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적지 않을 수 있다.
 
위탁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도 명문화했다. 위탁기업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납품대금 연동제를 피하려는 경우에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위탁기업이 연동에 관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기 위해 수탁기업이 책임질 사유가 없는데도 위탁을 임의로 취소·변경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위탁기업들은 올해 10월부터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수탁기업과 협의를 거쳐 정하고, 이를 약정서에 기재해 수탁기업에 발급해야 한다.

약정서가 작성된 뒤, 주요 원재료 가격이 조정 요건으로 정한 비율 이상으로 상승 또는 하락하면 약정서에 기재한 산식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납품대금 연동이 이뤄지게 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납품대금연동제 확산을 지원하는 납품대금 연동 확산 지원본부의 지정기준 마련을 위한 것"이라며 "연동제 예외가 되는 단기계약, 소액계약의 기준 등 연동제 의무에 관한 사항은 현재 업계와 논의하여 안을 마련 중이며 6월 중 입법예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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