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21% 하락···LS·대한전선, 하반기 매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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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변경 기자
입력 2023-06-2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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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3월 톤당 1만 달러대 기록 이후

  • 지난달엔 7900달러대 바닥 찍기도

  • LS·대한전선, 1분기 호조 속 뒤숭숭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3월 정점을 찍었던 구리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톤(t)당 1만 달러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연동시키는 전선업계는 하반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구리는 톤당 8486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3월 초 구리 가격이 1만73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0.9% 하락했다. 올해 1월 9435달러까지 올라갔지만, 지난달 말 구리 가격은 7909달러까지 떨어지며 올 들어 바닥을 찍기도 했다.

구리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덮치며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이유가 꼽힌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3월 구리 가격은 두 달 새 6000달러에서 4000달러대로 폭락했다.

지난해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른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확대시키면서 구리 가격은 하락 요인이 커졌다.

구리는 전자, 전기, 자동차, 건설자재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의 원재료로 쓰이며 실물 경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글로벌 경기가 호황기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 침체의 우려가 높아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리 가격 약세로 인해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전선업계는 올 하반기 구리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구리는 전선의 핵심 원재료로 쓰이며 원재료비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블 판매 가격과 밀접하게 연동돼 수익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전선업계는 지난해 크게 늘어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올 1분기 구리 가격 하락을 방어한 상태다. 대한전선은 1분기 매출 7039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해 호실적을 받아들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4%, 영업이익은 50% 늘었다. 대한전선의 1분기 매출이 7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12년 만이다. LS전선 역시 1분기 매출 1조4982억원, 영업이익 60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8.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싱가포르 400킬로볼트(㎸) 초고압케이블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 미국 초고압 전력망 공급 프로젝트, 캐나다 온타리오주 초고압 전력망 턴키 프로젝트 등을 연달아 수주했다. LS전선도 지난해 영국 북해 풍력단지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공급 프로젝트, 대만 해상풍력단지 해저 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구리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경우 전선 기업들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센터장)은 "구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연동시키는 전선업체들은 (이 같은 하락세가)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예정"이라면서도 "구리 가격은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 효과, 달러화 약세 전환 등이 가시화되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구리 가격 하락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구리 가격 외에도 환율이나 유가, 물류비 등 매출로 직결되는 다양한 요소들이 많아 8000달러대에서 가격 변동성이 있는 건 경기 흐름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LS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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