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외치던 초대형 IB, 美 시장서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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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3-08-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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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의도 증권가
사진=여의도 증권가
글로벌 진출을 외치던 초대형 투자은행(IB) 다수가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반적인 해외 법인 실적은 나아졌지만 주력으로 볼 수 있는 미국 시장이 부진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IB 4곳(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의 2023년 상반기 해외 법인 영업수익은 3144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말(3733억3000만원) 대비 15.8%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개선됐다. 이들 증권사 해외 법인 순이익은 885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말(61억4000만원)보다 14배 이상 늘었다. 미국 법인을 제외한 홍콩·영국·인도 법인 등 합산 순이익만 내놓은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하면 1140억1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초대형 IB별로 살펴보면 미국 법인에서 명암이 갈렸다.
 
우선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해외 법인 영업수익 990억9000만원으로 전년말(1647억5000만원) 대비 39.85% 감소했다. 미국 법인은 영업수익 158억4000만원으로 지난해말 278억3000만원보다 43.08%, 순이익은 86억원으로 같은 기간(145억6000만원) 대비 40.95% 줄었다. 인도네시아 법인도 영업수익 53억6000만원으로 전년말(92억1000만원)보다 41.86% 감소했다. 영국 법인은 순적자 5억4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4000만원 정도 확대됐다.

단,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수익 833억3000만원이기 때문에 전년동기 기준으로는 18.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해외 법인 영업수익 597억2000만원으로 전년말(575억7000만원)보다 3.73%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법인 영업수익은 16억2000만원으로 같은 기간 37.77% 늘었지만 순적자 6억4000만원으로 9000만원가량 적자 폭이 늘었다. 베트남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 순이익은 각각 47억2000만원, 17억6000만원으로 전년말 대비 각각 43.1%, 20.8%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법인을 제외한 홍콩·영국·인도 법인 등 합산 순이익이 지난해 407억원에서 올 상반기 255억원으로 37.3% 줄어들었다. 미국 법인을 제외했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외 법인 성적이 좋았던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모두 미국 법인에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한투증권은 영업수익 1479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말(1464억1000만원) 대비 1%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말 6000만원에 불과했던 한투증권 해외 법인 순이익 규모는 올 상반기 357억5000만원으로 치솟으며 초대형 IB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투증권 홍콩 법인은 영업수익 702억6000만원으로 한투증권 해외 법인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베트남 479억3000만원 △미국(US) 168억1000만원 △인도네시아 74억원 △미국(America) 35억5000만원 △싱가포르 13억8000만원 △영국 5억8000만원 등이었다.
 
이어 삼성증권은 영업수익 77억4000만원, 순이익 32억9000만원으로 각각 전년말 대비 68.3%, 311.3%로 영업 실적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도 홍콩 법인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홍콩 법인 영업수익은 30억400만원, 순이익은 14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미국 법인과 영국 법인은 각각 28억2000만원(순이익 12억3000만원), 18억8000만원(6억5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초대형 IB의 해외 법인 실적이 미국에서 판가름 난 모습”이라며 “전년말 대비 선방한 증권사들도 글로벌 IB 수준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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