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3분기까지 15조 채권 사들였지만…유동성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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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0-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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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월부터 8개월 째 순매수세

  • 채권 조기·만기 변수 가능성

  • 4분기 1조원, 내년 2조원 규모

  • 고금리 정국 속 채권 이자지급액 부담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채권을 총 15조원어치 사들이면서 8개월 연속 채권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레고랜드 사태와 저축성보험 대규모 만기 도래로 순매도세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보험권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올해 4분기 1조원, 내년 2조원가량 자본성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만기를 앞두고 있는 데다 금융시장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권 유동성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1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채권을 총 14조965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보면 지난 1월 3조4918억원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곤 △2월 1조8859억원 △3월 5098억원 △4월 2조9884억원 △5월 3조2278억원 △6월 2조9991억원 △7월 2조5682억원 △8월 2조2416억원 △9월 2조36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8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보험사들이 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지 않고 안정된 유동성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보험사들은 통상 고객들에게서 받은 보험료로 채권을 매수해 자금을 굴린다. 

보험권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분위기가 극명히 대조를 보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권 채권시장이 술렁이자 같은 해 9월부터 채권을 내다팔며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아울러 2013년 초 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절판마케팅을 진행했던 10년납 저축성보험 만기 시점이 지난해 말 도래한 영향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1조2363억원 순매수)을 제외하고 △지난해 9월 6317억원 △10월 2조2319억원 △11월 3조5534억원 △올해 1월 3조4918억원 등 순매도가 이뤄진 바 있다. 

보험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채권시장이 다시 안정세를 찾았고 저축성보험 대규모 만기 물량이 정리되면서 유동성 이슈가 해소된 영향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선 이 같은 채권 순매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보험권 내 유동성 이슈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견해도 나온다. 보험권 채권 조기·만기 상환액 규모가 여전히 상당해 채권 순매도로 다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보험권에서 조기상환권 만기가 도래하는 자본성증권 물량은 1조원, 내년 상반기 6790억원, 내년 하반기 1조33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흥국생명은 5억 달러(2017년 발행 당시 기준 5571억원) 규모 외화 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 미행사를 선언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처음 발표된 '신재무건전성 지표(K-ICS·킥스)' 비율이 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도는 보험사를 중심으로도 자본 확충 수요가 존재하고, 콜옵션 도래 물량에 대한 차환 등이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성증권이 자본 확충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지만 고금리 정국 속에 이자지급액 증가로 발행 금융기관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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