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답 찾는 K건설] "기존 EPC 수주 한계 뚜렷···민관협력 해외투자사업 성공방식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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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11-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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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더 로열 사진쌍용건설
쌍용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완공한 특급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의 야경 [사진=쌍용건설]

내년 상당수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K건설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건설사가 중국·튀르키예 등 후발주자에게 추격당할 수 있는 기존 설계·조달·시공(EPC) 위주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해외투자개발형 사업 능력을 육성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또 정부도 '원팀 코리아'의 일원으로서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과 금융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각국의 수주 경쟁이 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인도, 튀르키예 등 수주 각축전을 벌일 경쟁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앞서 우리 건설사들이 국내 시장에 집중할 때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내세워 중동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그 결과 중국은 지난 10년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19억1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주해 203억1831만 달러에 그친 국내 건설사의 수주 실적을 뛰어넘었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인도와 튀르키예도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국가별 건설기업 역량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시공경쟁력에서 10위로 중국(1위)과 튀르키예(9위)에 밀리고 있고, 설계경쟁력은 13위로 인도(12위)에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건설 전문가들은 기존 EPC(설계·조달·시공)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기획-자금조달-시공-운영'의 모든 단계를 포괄하는 해외투자개발형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는 높은 리스크를 우려해 다소 거리를 뒀지만 이제부터 성공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달 중순 국회에서 열린 '해외투자개발사업의 현주소 및 향후 발전방안'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잇따랐다. 임한규 우송대 교수는 토론회에서 "국내 건설사의 EPC 역량이 충분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해외투자개발형 사업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명확한 전략을 세우고 투자 재원·사업비를 마련하는 성공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내년 건설사의 해외사업 호조를 위해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사업 등은 민간 건설사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팔을 걷어붙여야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사업 수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 시스템 등 협력 체계를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가 EPC 프로젝트 수주에 그치지 않고 개발 자체를 주도할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사업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내년 해외 발주 환경이 유가 상승 등으로 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수주 확대 기대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국내 건설사들의 높은 수주 실적이 기대되는 해”라며 “산유국들이 고유가에 쌓인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2024~2025년 발주할 석유 및 화학사업 프로젝트 규모가 2022~2023년 10월 대비 각각 411%, 122%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주 환경은 우호적이지만 양적인 수주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과거 대비 적극적인 해외 플레이어 수가 적은 가운데 전반적으로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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