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추가 감산에 유가 시장이 의구심을 나타냈다. 회원국인 앙골라가 “할당량을 안 지키겠다”고 즉각 반발하자, 추가 감산을 향한 불신이 커지며 유가는 하락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장관급 연례회의를 온라인으로 가진 후 성명을 내고 내년부터 하루 약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자발적’ 감산 수준인 데다가 앙골라가 줄어든 할당량을 즉각 거부하면서 추가 감산이 이행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에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90달러(2.44%) 하락한 배럴당 75.96달러에 마감했다.
UBS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지오바니 스타우노보는 "OPEC+ 감산은 자발적 감산이지, OPEC+협정의 일부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 종이 서약일 수 있다"고 평했다.
국제 유가는 수요 위축 우려에 지난 2개월간 약세를 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 증가로 인해서 내년에 유가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을 자발적으로 감산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가격이 9월 최고치 대비 10% 넘게 하락하자 OPEC+ 회원국에 추가 감산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사우디가 네옴시티 등 굵직한 사업에 성공하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한다면 사업 추진이 차질을 겪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앙골라는 기존 할당량보다 20만 배럴 줄어든 하루 110만 배럴의 할당량을 거부했다. 앙골라의 OPEC 이사인 에스테바오 페드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OPEC이 결정한 할당량 이상으로 생산할 것”이라며 “이는 OPEC에 대한 불복종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제시했고, OPEC은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골라가 OPEC+를 탈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7년 에콰도르가 OPEC의 할당량을 거부한 후 에콰도르는 회원국의 지위를 잃어야만 했다. 브라질은 내년에 OPEC+ 회원국에 오를 전망이다. 앙렉상드르 실베이라 브라질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브라질이 내년에 OPEC+에 가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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