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딸 다혜씨에게 5000만원을 지인을 통해 보냈다는 검찰발 보도에 대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친정엄마가 딸에게 돈을 융통해주는데 지인에게 은행 심부름을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3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보수 강경 유튜버들이 평산마을을 거의 빙 둘러싸고 있어 대통령 내외분의 외출이 어려웠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비서진도 마찬가지여서 김 여사가 친한 지인에게 일종의 은행 심부름을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일보는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다혜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송금 내역에는 김 여사와 지인 이름이 함께 적혀 있었는데, 일종의 '돈세탁 시도'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윤 의원은 "이혼한 딸에게, 실명으로 돈을 건넨 것"이라며 "돈세탁이 목적이라면 실명으로 돈거래를 했겠냐"고 반박했다. 또 "돈을 보낸 건 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여서 서씨 취업과는 완전 별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인도 안 된 정보를 흘리는 전형적인 검찰식 언론플레이이자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날을 세웠다.
'논두렁 시계'는 2009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망신주기 위해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이 개입한 의혹이 있는 사건이다.
노 전 대통령은 오랜 후원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회갑선물(시계) 등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검 중수부에 소환됐다. 이후 일부 언론이 '권양숙 여사가 선물로 받은 1억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진술했다'고 단독 보도했고, 비슷한 내용의 망신주기식 보도가 이어졌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하려고 보수언론을 통한 '흘려주기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은 "수사 내용 일부를 과장해 언론에 흘린 건 국정원"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국정원장은 원세훈 전 원장이었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등으로 징역 14년형과 자격정지 7년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신년 특별사면으로 감형됐고, 2023년 가석방을 거쳐 2024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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