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공개매수 종료일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공방… 고려아연·영풍정밀, 매수가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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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4-10-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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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가운데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왼쪽 조현덕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오른쪽이 2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환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가운데),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왼쪽), 조현덕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오른쪽)이 2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환 기자]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장형진 영풍 고문 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방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당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4일 종료를 앞둔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와 이날 시작하는 최 회장 측 공개매수 중 어느 쪽에 응모할 것인지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양측이 유리한 선택지를 제시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면서 고려아연·영풍정밀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넘어섰다.

이날 고려아연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공개매수신고서를 통해 공동 매수자인 베인캐피탈과 함께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자기주식 보통주를 주당 83만원에 최대 372만6591주(발행주식총수의 18.0%) 사들인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를 예고한 지난 2일 공시에서 응모한 주식 수가 121만5283주(5.87%) 이상이어야 매수할 것이라던 '최소응모 주식 수' 조건을 없앴다.

이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MBK와의 지분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초 예고보다 기준을 일부 완화한 자신들의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것이 최소·최대응모 주식 수 조건을 유지하고 있는 영풍·MBK 측에 참여하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최 회장 측은 이날 고려아연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베인캐피탈이 4일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돌입했다"며 "핵심은 단 1주라도 응모 주식 전량을 전량 매수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최대 7% 고금리 차입금 2조7000억원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면 순자산이 27% 줄고 부채비율은 급상승해, 재무적 피해가 남은 주주에게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1주당 75만원에 144만5036~302만4881주(6.98~14.61%) 사들이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 공개매수 응모(청약) 기간이 오늘로 끝나는데, 투자자로서 이들과 최 회장 측 공개매수 가운데 어느 쪽에 응모해야 유리할지 선뜻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투자자가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응하면 최소·최대응모 주식 수 조건대로 성사되더라도 매도 차익이 상대적으로 적고, 최 회장 측 공개매수는 이것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 기존 영풍·MBK 공개매수 참여 기회만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 공개매수가 금지될 여지도 있다. 영풍·MBK 연합은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대해 주주 이익에 반하는 배임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공개매수절차 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음에도 투자자들은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4일 장중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을 넘겨,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참여해야만 이익을 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일 청약 마감하는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주가가 공개매수가 75만원을 밑돌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영풍이 (최 회장 측)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투자자들은 영풍·MBK 연합 측 공개매수가 더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 회장 측 공개매수가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풍·MBK는 지난달 13일부터 오늘까지의 일정으로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를 함께 진행해 왔다. 이들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주당 2만원에서 지난달 26일 2만5000원으로 한 차례 올렸고, 지난 3일 3만원으로 재차 인상했다. 이로 인해 공개매수 마감 기한이 오는 14일로 연장됐다. 지난 2일 공개매수를 시작하며 먼저 3만원을 제시한 최 회장 측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최대 수량은 영풍·MBK 연합 측이 684만801주(발행주식총수 43.43%)최 회장 측이 393만7500주(25.00%)다. 양측 모두 응모한 주식 수가 매수 예정 수량보다 적어도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을 모두 사들이겠다고 밝혀 최소 수량 조건이 없는 상태다.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 마감 기한은 오는 21일로, 영풍·MBK 연합 측 마감 기한의 1주일 뒤다.

영풍정밀도 4일 장중 전 거래일 대비 20% 가까이 급등한 시세에 거래되면서 공개매수가 3만원을 넘겼다. 이는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동일한 매수가를 제시하며 영풍정밀 주식 매집 의지를 보이자, 남은 공개매수 기간 동안 양측이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공개매수가를 더 높여 제시하면 투자자는 현재 시세로 영풍정밀 주식을 사서 차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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