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 명태균씨의 지시를 받아 각종 실무를 맡았던 강혜경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 강씨의 증언 내용과 명씨가 어떤 반박 혹은 해명을 내놓을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대선 당시 명씨의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여론조사 실무 및 회계 등을 담당했고, 대선 직후 치러진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계기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로 일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의 핵심 측근인 셈이다.
세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경남 선관위가 지난해 12월 김 전 의원이 매달 명씨에게 수백만원을 송금한 수상한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김 전 의원은 강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사기·횡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부분은 명씨의 대응이다. 앞서 명씨는 자신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불거진 지난 15일 '김건희/여사님(윤석열 대통령)'으로 저장된 인물과 나눈 소위 '무식한 오빠'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격 공개했다. 또한 그는 윤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 메시지가 수백장 더 있다면서도, 자신을 건들지 않으면 추가 공개도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후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와 정치인들의 발언에 반박하는 글만 올리고 있다. 오는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정감사 증인에도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여사와의 문자 공개는 일종의 '이슈 물타기'이자 자신이 당하면 다른 사람들도 온전치 못할 것이라는 경고성 압박"이라며 "21일 강씨 증언 내용에 따라 대통령 부부와의 대화 내용을 추가 공개하거나 행안위 국감 출석 등 대응이 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21일 법사위 국감에서는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김 여사 불기소 처분을 둘러싼 치열한 여야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와 거짓 브리핑으로 '김건희 여사 변호인'으로 전락했다고 공세를 벼르며 관계자 탄핵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검찰 무력화에 나섰다고 역공을 펼칠 것이 예상된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불기소 결정을 내리자,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향해 탄핵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며 "아무리 탄핵해도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법 정의와 원칙은 부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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