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트렌드] 글로벌 통신사도 AI '합종연횡'…빅테크 협업에 유망 기업 투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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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4-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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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이치텔레콤 "AI의 체계적 활용으로 유럽 1위 통신사 자리 공고히 할 것"

  • AI 빅테크 기업과 통신사 간 협업도 활발…통신사 노하우와 AI 기업 기술력 결합

  • 유망 AI 스타트업 투자도 잇따라…파트너십 강화로 AI 시대 철저히 대비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인공지능(AI) 사업 확대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해외 통신사들도 AI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관련 사업·투자 등을 늘리고 있다. 특히 대다수 통신사들이 자체적인 AI 역량 강화와 함께 AI 기업들과 손잡고, 투자를 단행하는 등 '합종연횡'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캐피털 마켓 데이' 행사에서 AI의 체계적 활용이 미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사업 전반에 데이터 중심적이며 자동화된 방식을 도입해 이 과정에서 AI 사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팀 호트게스 도이치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수년간 도이치텔레콤은 유럽에서 확실한 1위로 자리매김했다"며 "미래에는 AI 활용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이러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와 AI 기업 간 협업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AT&T, T모바일 등 미국 통신사들은 엔비디아·오픈AI 등 자국 AI 빅테크 기업들과 손잡고 AI 비즈니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내 점유율 1위 통신사인 AT&T는 지난해 3월 엔비디아와 협력을 맺고 엔비디아 기반 AI를 데이터 처리와 서비스 차량 라우팅 최적화 달성 등에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통신사 최초로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제품군 전체를 채택해 데이터 처리 개선 등에 나섰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의 기업 맞춤형 생성 AI 개발 솔루션인 '엔비디아 네모(NeMo)'도 도입하기로 했다.

T모바일은 오픈AI와 협력해 보다 빠르고 개인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인텐트CX'를 개발 중이다. 해당 플랫폼에는 오픈AI의 새로운 추론 모델이 활용돼, 개별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보다 세밀하게 대응하는 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오는 2025년 출시 예정으로, 앞으로 양사는 지속적으로 AI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협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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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반 통신사인 보다폰(Vodafone)도 지난 8일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자사 IPTV인 '보다폰 TV'에 구글의 생성 AI를 접목해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 중으로 구글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등이 포함되는 '구글 원 AI 프리미엄' 구독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기업용 AI 플랫폼인 '버텍스 AI' 활용을 늘려 고객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아프리카 등 15개국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AI 기업에 대한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복수의 외신들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자사 '비전펀드'를 통해 지난 1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5억 달러(약 6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2000만 달러(약 26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유망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AI 반도체 제조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는데, 생성 AI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보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기업 벤처캐피털인 웨이라(Wayra)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생성 AI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에 투자를 단행했다. 퍼플렉시티는 생성 AI 기반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대항마'라 불릴 정도로 검색 기술력으로 각광받는 회사로 국내 통신사인 SKT도 퍼플렉시티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텔레포니카는 스페인을 비롯해 브라질, 영국 등의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퍼플렉시티와 계약을 체결했고, 자체 IPTV 서비스인 '무비스타(Movistar) 플러스+' 내에 퍼플렉시티를 적용했다. IPTV에 퍼플렉시티 기술이 접목된 것은 세계 최초다.

일본 통신사인 KDDI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 3호' 펀드를 조성해 AI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일본 생성 AI 스타트업인 '사카나AI'에 지난 1월에 이어 추가 투자했다. 사카나AI는 생성 AI 모델 개발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으로 일본 AI 기업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 선정됐다. 앞서 KDDI는 해당 펀드를 통해 AI 칩 스타트업 '그록(Groq)', 디지털 트윈 기반 교통 솔루션 공급 업체인 '헤이든AI'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글로벌 통신사 간 AI 협업도 활발하다. SK텔레콤 주도로 지난 2월 창립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가 대표적인 사례다. SKT를 비롯해 도이치텔레콤, 소프트뱅크, 중동 '이앤(e&)', 싱가포르 '싱텔' 등이 GTAA에 참여했고 이들은 지난 6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협업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이들은 SKT 주도로 LLM(거대 언어모델)을 공동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AI 개인비서(PAA)의 연내 미국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처럼 해외 통신사들이 AI에 역량을 쏟아붓는 현상은 예견됐다는 평가다. 생성 AI가 통신업계에서도 고객 경험 향상과 직원 생산성 향상, 통신 네트워크 기술 향상과 운영·관리 등을 위한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통신사들도 AI 도입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점에서다. 실제 엔비디아가 올 초 400명 이상의 통신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3%가 AI에 투자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53%는 AI 도입이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하거나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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