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와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김기현 의원이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당헌과 당규 어디에도 대표가 원내대표를 지휘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2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원내정당화를 추구하기 위해 원내총무를 원내대표로 격상시켰고,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하는 모든 원내 업무에 관해서는 원내대표에게 독립적인 지휘권한을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 진행을 놓고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의견 대립을 벌이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3일 김건희 여사 이슈 해결을 위해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이 원내 사안이라며 의원총회에서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의원총회의 장이 원내대표라고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난 24일 이 같은 추 원내대표 의견을 반박했다. 그는 "당 대표는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을 포괄한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당 업무는 당 대표가 총괄한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의원이 한 대표를 저격한 것이다. 그는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모두 맡아본 저의 경험상으로도 원내업무에 관하여는 원내대표에게 그 지휘권한과 책임이 있다"며 "그렇기에 당대표였던 저는 현역 의원이었음에도 원내 현안과 관련해서는 원내대표와 사전협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입법사항이거나 여야 협상을 해야 하는 사안인 경우에는 원내대표의 지휘권한 사항이며, 이에 관한 최종결정권은 의원총회가 가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혹자는 당대표를 대통령으로, 원내대표를 국무총리로 비유하지만 이는 무지의 소치"라며 "원내대표는 국무총리와 같은 임명직이 아니라 의원들의 선거로 뽑힌 선출직이다. 그래서 '투톱 체제'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당연한 원칙에 반해서 벌어지고 있는 당내 설전이 너무 씁쓸하다"며 "우리 당 내부의 무익한 혼선을 어디선가 즐기고 있을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썼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1심 판결선고를 앞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라며 "모두가 힘을 모아 이 대표와 민주당과 맞서 싸워도 모자랄 판에 저들을 이롭게 하는 내부 패권 다툼은 해당 행위다. 우리 당 대표가 야당 대표로부터 응원 받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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