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가 성장 가능성이 큰 요양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요양사업 자회사를 인수한 KB라이프생명에 이어 신한라이프도 시니어를 위한 첫 돌봄 시설을 세웠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생보사 간 요양사업 경쟁이 점차 심화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첫 번째 ‘데이케어센터’를 열고 개소식을 했다. 데이케어센터는 가정 내 보호가 어려운 시니어를 일정 시간 보호하는 돌봄 시설이다. 단순 보호만 이뤄지는 일반 요양시설과 달리 치매 예방을 위한 뇌 건강 프로그램,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건강관리처럼 맞춤형 통합 케어 솔루션을 지원한다. 분당데이케어센터는 이달 중 운영을 시작한다.
이 밖에도 신한라이프는 요양사업을 점차 확대한다. 2028년까지 요양시설 4개와 고령자 주거복합시설(실버타운) 1개를 설립한다. 매년 최소 1개씩 개소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 하반기 경기 하남시에 첫 요양시설을 열 예정이다. 또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실버타운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요양시장을 공략하고 나선 건 초고령화와 그에 따른 요양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저출생과 함께 시니어 고객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한편 시니어에 특화한 요양사업이 미래 먹거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금융그룹 내 은행 등 다른 계열사와 시니어 대상 서비스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다른 생보사도 요양사업을 주목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특히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인수해 요양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첫 실버타운 ‘평창카운티’를 선보였다. 현재 요양시설인 서초·위례빌리지를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은평·광교·강동빌리지를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자회사 ‘교보다솜케어’를 설립하고, 요양사업을 아우르는 헬스케어 사업을 시작했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아직 요양사업에 대해 검토 중이다. 올해 1월 이를 위해 ‘시니어리빙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지만 1년 가까이 시장 진출 여부를 두고 신중을 기하고 있다.
요양사업은 현행법상 아직 사업 주체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한다. 이에 초기 비용이 대거 들어가는 점은 생보사가 요양시장 진출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그만큼 다각도 측면에서 사업성을 살펴보고 장기간 계획을 점검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권 관계자는 “대부분 생명보험사가 요양사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초기에 큰 자금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이미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실정인데 보험사가 중장기적인 신사업으로 보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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