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순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처럼 가상자산 과세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과 조세 정책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과세를 진행해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통해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일을 2년 연기하는 방안을 담았다.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2022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과세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내년 1월 시행으로 재차 연기된 상황이다. 여기에 2년을 더 미루자는 게 정부와 여당 측 주장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자산 특성상 과세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는 "가상자산은 P2P(개인 컴퓨터 간 거래·Peer to Peer)가 원칙인 만큼 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며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거나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면 과세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과세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해외에서도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 중인 만큼 추가 유예가 이뤄지면 국내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미국은 가상자산에 대한 양도차익을 자본이득으로 판단해 최대 37%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가상자산에서 발생한 양도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5% 누진세율로 종합과세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가 추가로 유예되면 '금투세처럼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며 "가상자산 속성상 100% 과세를 준비하기 어려운 만큼 (과세 시점이) 늦어질수록 사각지대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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