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관세전쟁을 이끌 '칼잡이'인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제이미슨 그리어(44) 전 USTR 대표 비서실장을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중국과 캐나다 및 멕시코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포한 데 이어 USTR 대표를 지명하며 발 빠르게 관세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리어의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그는 “제이미슨은 내 첫 대통령 임기 때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 싸우기 위해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하고, 실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해 미국 근로자들에게 훨씬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전직 USTR 대표인 라이트하이저 밑에서 그가 한 노력은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회복에 박차를 가하도록 도왔고, 재앙적인 수십년간의 무역 정책들을 뒤집었다”며 “제이미슨은 미국의 제조업과 농업, 서비스를 보호하고 전 세계 수출시장을 열어젖힘으로써 USTR이 미국의 거대한 무역적자를 통제하는 데 집중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어는 관세를 무기로 한 보호주의 무역 기조로의 회귀를 주창해 온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물로, 트럼프 1기 당시 라이트하이저의 비서실장으로 미국의 대중국 무역전쟁을 이끈 주요 인물 중 한 명이다. 이에 트럼프는 자신의 관세 중시 기조를 설계한 라이트하이저의 후계자 격인 그리어를 USTR 대표로 앉힌 것이다. 이는 관세가 트럼프 2기 경제 의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될 것임을 시사한 인선으로 해석된다.
보호무역 지지 성향의 미국 경제인 협회 '번영하는미국을위한연합(CPA)'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제이미슨 그리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및 관세 정책을 주도할 USTR 대표로 탁월한 선택"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CPA의 마이클 스투모 최고경영자(CEO)는 "제이미슨의 경제, 산업, 그리고 무역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 특히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노력에 대항하는 그의 업무는 이 직책에서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은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성격이나 정부 직제상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국제 통상 교섭, 무역 정책의 수립과 집행, 불공정 무역 조사와 대응 등을 총괄한다.
앞서 전날 트럼프 당선자는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에 중국에 대해서는 기존의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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