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 계엄을 발표한 가운데 AP통신, 로이터, CNN, ABC, 블룸버그, 뉴욕타임스(NYT), BBC 등 세계 주요 외신들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집중 보도하고 나섰다.
AP통신은 최근 수개월 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을 지목하며, "(윤 대통령이) 2022년 취임 이후 야당 주도 의회에 맞서 그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분투했다"고 짚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속한 국민의힘이 내년 예산안을 놓고 야당인 민주당과 교착 상태에 있고,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및 고위 관료들을 둘러싼 스캔들과 관련해 독립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무시해오면서 정치적으로 많은 반발을 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목적이 한국의 헌정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에 있지만 한국의 지배 구조 및 민주주의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CNN은 존 닐슨 라이트 케임브리지대 조교수를 인용해 "솔직히 말하면 이것이 일어나는 것과 대통령이 이것을 하도록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 이상하다"며 "이는 아무도 납득시키지 못할 것 같다. 너무나도 명백한 정치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시민들의 이동 능력 제한과 군경 배치 관점에서 볼 때 계엄령과 연관시킬 만한 어떠한 조짐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정말로 전례가 없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것은 1980년 군부 독재 정권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하면서, 윤 대통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당과 거의 항시적으로 대립 상태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이 야당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했다면서 "이 결정이 미국의 가까운 동맹인 한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지만 계엄은 모든 정치 활동과 집회, 유세를 금지하고 모든 언론이 계엄 통제를 받게 한다"고 보도했다.
BBC는 "윤 (대통령)은 야당이 대승을 거둔 지난 총선 이후 레임덕 대통령이었다"며 "그는 자신이 원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었고,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들을 결사적으로 거부했다"고 평했다.
일본 매체들도 한국 비상 계엄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번 비상 계엄이 44년 만에 선포된 것을 조명하며 "이는 한국의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동아시아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가 한국에 있는 일본 관광객들에도 영향을 미쳤고, 한국에 있는 많은 일본 기업들은 4일부터 영업을 임시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 있는 한 일본인 거주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도대체 지금부터 무엇이 일어나는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도 주요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검색어 1위에 한국 계엄 상황 관련 뉴스가 올라온 가운데 인민일보, 신화사 등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한국 계엄 선포 소식을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3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 및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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