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韓 골프, 쇄(鎖)하다 쇠(衰)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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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4-12-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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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1863년 재위한 흥선대원군은 쇄국(鎖國·통상 수교 거부) 정책을 펼쳤다. 문호를 닫고 서양과 통상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서양의 침략을 저지할 수 있었지만,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주체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흥선대원군은 쇄국 정책을 정치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사용했고, 이는 문호 개방과 국권 수호의 이념 충돌로 이어졌다.

결국 고종 재위 시절 운요호 사건은 이듬해 '불평등' 조약인 강화도 조약으로 이어졌고, 문호가 강제로 개방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프로골프 단체(KPGA, KLPGA)도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있다.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는 미국 만두 열풍과 함께 태평양을 건너갔다.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는 수년째 단독 주관이다. 중계권 싸움이 가장 큰 이유지만, 한국 선수들의 출전과 미국 진출 기회를 앗아갔다.

지난해 DP 월드 투어 대회(코리아 챔피언십), 올해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대회(아람코 팀 시리즈 서울)는 단독 주관으로 개최됐다.

올해 DP 월드 투어 대회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으로 통합되며 문이 살짝 열렸다. 이마저도 의견 충돌로 닫힐 가능성이 있다.

LET 대회는 LPGA 투어 대회와 마찬가지로 문이 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 대회를 앞두고 한 KLPGA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이 대다수 나가지 못하는 대회다. 같은 주에 일정도 있다. 함께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골프투어(JGTO)와 아시안 투어는 긴 시간 공동 주관을 이어오고 있다. 두 투어는 한국을 통해 일정이 추가되는 이득을 보고 있지만, 한국은 두 투어를 통해 일정이 추가되는 이득을 보지 못한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LIV 골프가 한국을 찾는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한국은 모든 국제 프로골프 투어 대회가 열린 몇 안 되는 아시아 국가가 된다.

해외에서는 평가가 좋지만, 국내에서는 경기 침체로 다수 기업이 대회 후원을 철회할 조짐을 보인다.

문호 개방을 통해 빈 일정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일방적인 문호 개방이 아니다. 우리 잔치에 들러리가 될 필요는 없다.

KPGA와 KLPGA의 외교와 균형이 중요할 때다. 정말, 쇄(鎖)하다 쇠(衰)할 수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는 고바야시 히로미 회장이 나서서 소속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권장한다.

최근 LPGA 투어 시상식이 미국에서 열렸다. 신인상은 임진희를 누른 일본의 사이고 마오가 받았다. 사이고는 2022년 JLPGA 투어에서 5승을 기록했다. 1년 뒤 1승을 더하고 미국에 진출했다. 사이고는 무대 위에서 환하게 웃었다. 한국 선수는 단 한 명도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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