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고향인 필자는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제사상에 꼭 표고버섯을 올렸던 것을 기억한다. 40년이 흘렀어도 그때의 추억과 특유의 버섯 향은 생생하다. 최근에야 표고 자생지가 제주라는 것을 인지하고 버섯을 자주 접하게 된 이유를 알게 됐다. 풍부한 기능성과 뛰어난 맛을 지닌 버섯. 동물도 식물도 아닌 미생물인 버섯은 어떻게 재배될까?
버섯 재배에서 흙의 역할을 하는 배지는 주로 농림수산업 부산물을 이용한다. 톱밥, 쌀겨 등은 대부분 국내산이지만, 비트펄프, 밀짚 등 주요 원료는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 영향으로 배지 원료 가격이 상승하며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것이 부산물을 버섯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배지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영농부산물 900만t 가운데, 파쇄기를 통해 처리 가능한 양은 29만t으로 추정된다. 커피박, 감귤박 같은 농식품 부산물까지 포함하면 버섯 배지로 활용 가능한 부산물은 약 100만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버섯 재배에 적합한 부산물 원료를 선발하고, 활용기술을 개발한다면 자급률을 눈에 띄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감귤박, 나뭇가지, 시설재배 부산물 등을 활용해 버섯 균사 배양과 재배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산 볏짚과 수입 밀짚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이를 대체할 배지 원료도 탐색 중이다.
둘째, 버섯 배지 원료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위한 시설기반이 확충돼야 한다. 버섯 배지는 국내산 임산물을 활용해 톱밥을 제조하는 민간업체, 외국산 배지 원료를 이용하는 수입업체, 국가배지센터사업으로 구축된 버섯배지관리센터 등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균을 접종하여 온도, 습도만 맞춰주면 바로 버섯이 자라는 완성형 배지는 작업이 편리해 최근 표고, 양송이에서 그 수요가 늘고 있으나, 생산기반이 취약해 자급률은 국내 수요량의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생산기반 확충과 발효기술 연구를 통해 완성형 배지의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셋째, 수확 후 배지 재활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버섯 재배 뒤 남은 수확 후 배지는 연간 약 80만t이 발생한다. 그런데 그중 약 17%만 유상 판매되고, 나머지는 무상판매 또는 퇴비로 처리된다. 수확 후 배지에는 양분이 남아있어 활용 가치가 높은 만큼 재활용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송이 수확 후 배지를 처리하는 충남 부여의 영농조합법인에서는 하루 70t의 부산물을 이용해 35t의 수확 후 배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수확 후 배지공급센터를 통해 한 해 5만t 이상이 재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지속적인 시설 확충 지원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제도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 농산부산물을 버섯 배지 원료로 활용하는 것과 수확 후 배지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배지 원료가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재활용 사례 발굴과 함께 농산부산물, 수확 후 배지가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며,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모델 구축도 필요하다.
농산부산물이 배지 원료로 활용되는 자원순환 체계가 구축된다면 버섯 산업의 경쟁력은 높이고, 환경오염과 탄소 발생은 줄여 탄소중립 정책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버섯 재배에서 흙의 역할을 하는 배지는 주로 농림수산업 부산물을 이용한다. 톱밥, 쌀겨 등은 대부분 국내산이지만, 비트펄프, 밀짚 등 주요 원료는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 영향으로 배지 원료 가격이 상승하며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것이 부산물을 버섯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배지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영농부산물 900만t 가운데, 파쇄기를 통해 처리 가능한 양은 29만t으로 추정된다. 커피박, 감귤박 같은 농식품 부산물까지 포함하면 버섯 배지로 활용 가능한 부산물은 약 100만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버섯 재배에 적합한 부산물 원료를 선발하고, 활용기술을 개발한다면 자급률을 눈에 띄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감귤박, 나뭇가지, 시설재배 부산물 등을 활용해 버섯 균사 배양과 재배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산 볏짚과 수입 밀짚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이를 대체할 배지 원료도 탐색 중이다.
둘째, 버섯 배지 원료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위한 시설기반이 확충돼야 한다. 버섯 배지는 국내산 임산물을 활용해 톱밥을 제조하는 민간업체, 외국산 배지 원료를 이용하는 수입업체, 국가배지센터사업으로 구축된 버섯배지관리센터 등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균을 접종하여 온도, 습도만 맞춰주면 바로 버섯이 자라는 완성형 배지는 작업이 편리해 최근 표고, 양송이에서 그 수요가 늘고 있으나, 생산기반이 취약해 자급률은 국내 수요량의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생산기반 확충과 발효기술 연구를 통해 완성형 배지의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제도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 농산부산물을 버섯 배지 원료로 활용하는 것과 수확 후 배지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배지 원료가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재활용 사례 발굴과 함께 농산부산물, 수확 후 배지가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며,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모델 구축도 필요하다.
농산부산물이 배지 원료로 활용되는 자원순환 체계가 구축된다면 버섯 산업의 경쟁력은 높이고, 환경오염과 탄소 발생은 줄여 탄소중립 정책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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