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2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월세 계약은 총 21건을 기록했다. 지난 1~9월 서울에서 진행된 2000만원 이상 월세 거래가 13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2개월 새 초고가 월세 거래가 약 6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도 총 156건을 기록하며 1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성동구와 강남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초고가 월세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동구 ‘트리마제’의 경우 전용면적 136㎡ 물건이 지난 10월 보증금 2억원, 월세는 2000만원에 거래됐다. 11월에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36㎡ 매물 2건이 연달아 3100만원의 월세에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앞서 10월에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95㎡ 물건이 보증금 5억원, 월세는 2200만원에 새 임차인을 맞았다. 올해 서울 전체 평균 월세 가격과 가격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초고가 월세시장에서도 과열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세 공급량이 빠르게 줄면서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도 악화되고 있는 점이 가격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2.4로 1년 전과 비교하면 7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특히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도 지난 10월 기준선인 100을 돌파하며 서울 전 권역이 공급보다 공급자 우세 시장으로 재편된 상황이다.
대출 규제로 인한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런 현상은 서울 내 아파트와 비아파트, 오피스텔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4%를 웃돌고 있다. 지난 7월 39.5%와 비교하면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개월 새 4% 이상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내 빌라 전·월세 비중은 큰 차이로 역전됐다. 다방 통계에 따르면 올해(1~11월) 월세 거래량은 전세 거래 대비 약 15% 더 많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임대차 중 전세 거래가 월세 대비 10.5%가량 더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비(非)아파트 시장의 월세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월세 거래량 자체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1~11월) 서울 빌라 월세 거래량은 6만6194건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6만125건) 대비 10.1% 증가한 것이다. 반면 올해 전세 거래는 5만7604건에 그쳐 1년 전 같은기간 대비 13.3% 줄며 거래 비중을 줄였다.
이에 따라 서울 내 빌라의 가격지수와 평균 보증금 및 월세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연립·다세대 가격지수는 104.78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5포인트 상승하며 2015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지수를 보였다. 올해 서울 빌라 월세 평균 보증금도 892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7229만원)보다 23.4%나 상승했다. 연평균 임차료도 같은 기간 82만원에서 84만원으로 2만원 늘었다.
오피스텔 평균 보증금과 월세 가격지수도 공급 감소로 인해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방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월세 평균 보증금은 5751만원을 기록 중이다. 월별로는 올해 들어 4870만원(1월)을 기록한 보증금이 10월에는 6880만원으로 41%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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