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합병 협상, 미쓰비시도 합류…'세계 3위 자동차 공룡' 탄생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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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입력 2024-12-1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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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주회사 설립해 양사 합류하는 방식

  • 합병 시 현대차 제치고 세계 3위 그룹으로 부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완성차 업체 가운데 2위와 3위에 해당하는 혼다와 닛산이 합병 협상에 들어간다. 향후 미쓰비시자동차의 합류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8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 3사는 앞으로 기술력 등 경영 자원을 결집해 세계 3위 그룹으로 부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우선 지주회사를 설립해 양사가 그 산하에서 각 브랜드를 독립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이를 위해 우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닛산은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분 24%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한데, 이들 3사가 통합하게 되면 연간 판매 대수 800만대를 넘는 ‘공룡 자동차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800만대라는 수치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한 현대·기아차의 730만대를 웃도는 규모다. 혼다와 닛산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398만대, 337만대였으며 미쓰비시자동차는 78만대였다. 이들이 합병을 완료하게 되면 현대·기아차를 뛰어넘는 세계 3위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3월부터 협업을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 8월에 포괄적인 업무 제휴를 맺고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부품의 공통화 등을 협의해 왔다. 미쓰비시자동차도 혼다·닛산 연합에 합류하여 협업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100년에 한 번이라고 하는 자동차 산업의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고수해 온 ‘자급자족주의’를 과감히 벗어 던져버리기로 결정한 혼다의 결단이 있다. 동시에 닛산은 경영 부진으로 지난 11월 세계 생산 능력을 20% 줄이고 전체의 10% 가량에 달하는 9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닛산은 재건을 위해서 혼다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짚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세계적인 탈탄소화 요구에 따라 엔진차에서 전기자동차(EV)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5년 세계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EV의 비중은 50%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 등을 비롯한 EV업체가 기존 대기업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산업전환 지원을 받아 BYD를 필두로 신흥 EV 제조업체가 부상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중국 세력의 기술력도 높아지면서 일본이 강세였던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판매 기반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24년 1~11월 중국의 누적 판매는 혼다가 30.7%, 닛산이 10.5%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혼다와 닛산은 이같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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