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북중러에 대한 美지정학 게임, 핵재앙 초래"

"美 새정부와 관계 정상화 고려할 준비"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지난 11월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루이스 길베르토 무리요 콜롬비아 외무장관과의 회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을 압박하는 지정학적 게임을 벌이는 것은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러시아 주요 인사의 경고가 나왔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발다이 토론클럽 주최 행사에서 “미국은 세계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전략적 위험을 취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칙에 가깝거나 심지어 규칙을 어기는 플레이로 미국은 상대와 적으로 선택한 국가들에 기꺼이 강압적인 압력을 무모하게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군사적 핵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들, 즉 러시아·중국·북한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국제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은 심하면 재앙까지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해 “서방의 무분별한 행동이 증가하면서 핵무기 사용이 발생할 수 있는 실질적 위험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춘 개정 핵 교리(독트린)에 서명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이론적인 게 아니라 우리가 선언한 교리를 완전히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랴브코프는 미국의 새 행정부와 양국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한 어떠한 요청뿐 아니라 러시아·미국 관계를 최소한 상대적 정상으로 회복할 필요성에 대한 다른 주제들도 분명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국 관계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냉전 시대 이후 최악의 상태로 치달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