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된 가운데 외신들도 이를 홈페이지 톱기사로 대서특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CNN 방송은 "윤 대통령은 지난달 그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로 시작된 수주간의 정치적 사태 끝에 체포됐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윤석열 대통령은 형사 혐의로 조사를 위해 체포된 첫 현직 한국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거듭된 출석 요청과 체포 영장에도 불구하고 관저에서 칩거하며 사법 기관의 호출에 응답하지 않은 것도 거론됐다. AP통신은 "한국의 탄핵당한 대통령이 엄청난 사법 노력 끝에 체포됐다"며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체포된 윤 대통령은 지난 수주간 한남동 관저에서 그를 축출하려는 노력에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하면서 숨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맡기도 했던 윤 대통령의 이력을 소개하며 "윤 대통령은 자신의 검사 경험을 활용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차단 혹은 지연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은 오늘까지도 조사 및 사퇴 요구에 맞서 저항하고 있다"며 "그는 1월 3일 첫번째 체포영장을 자신의 경호처 뒤에 숨어 관저에서 머물며 회피했다"고 언급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체포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윤 대통령이 내린 짧은 시간 동안의 계엄령 여파가 커지게 됐다"며 "현재 정치적 혼란은 (한국에) 정치 공백을 남겼다"고 보도했고, BBC는 "윤 대통령의 최근 탄핵과 체포 이후 오랜 기간 보수와 진보 간 극명한 대립으로 점철된 한국 정치가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로이터 통신은 "한국은 이전 대통령들을 기소 및 수감한 역사가 있다"면서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인 그(윤 대통령)의 체포는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에서 벌어진 최근 충격적인 사태 중 하나"라고 전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태는 지난달 아시아 4위 경제 대국인 한국의 민주적 신뢰성을 흔든 계엄령 시도가 실패로 끝난 이후 촉발된 정치적 위기의 최신 사건"이라고 평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윤 대통령에 대해 "그는 군인을 동원해 국회를 습격하게 함으로써 한국을 수십년 만에 최악의 정치적 위기로 몰아넣었으며, 활발한 동아시아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을 잠시 군사 독재의 어두운 시절로 되돌려놓았다"고 짚었다.
외신들은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영하의 날씨 속에 새벽부터 벌어진 탄핵 및 체포 찬반론자들의 시위 현장에도 주목했다. CNN은 윤 대통령 체포 및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대와 '탄핵 무효', '불법 체포' 등을 외치는 시위대가 관저 주변에서 시위하는 장면을 송출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사용했던 표어인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도둑질 그만)' 팻말을 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은색 방한 장구를 쓴 윤 대통령 탄핵 및 체포 찬성자들의 시위 현장을 전하며 '이례적 장면'이 펼쳐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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