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리튬 가격은 최고치 대비 34.8% 하락하며 수익성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리튬 의존도를 줄이고, 니켈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하며 올해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퓨처엠은 4분기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4분기 영업손실 737억원 이후 4개 분기 만에 적자 전환됐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각각 123억원, 9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각각 68억원, 8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리튬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것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리튬 가격은 ㎏당 72위안으로, 지난해 최고치였던 110.5위안 대비 34.8% 하락했다. 리튬 가격 급락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리튬을 더 낮은 가격에 공급받으려는 압박을 가하게 만들며, 이로 인해 소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또한 리튬 가격의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시장 예측이 어려워지고, 향후 투자 결정에 더 많은 불확실성을 동반하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리튬 의존도를 줄이고, 니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니켈은 리튬보다 가격 변동성이 적고, 전기차 배터리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올해 니켈 감산을 확정하면서, 니켈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과 2023년 동안 글로벌 니켈 공급량의 각각 48%와 50%를 차지했으며, 올해 채굴할 니켈 원광 할당량은 2억 톤으로 지난해보다 26.4% 감소했다. 이 감산은 글로벌 니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새로운 채굴지 개발 등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지 니켈 광산과 협력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에코프로비엠은 현지 채굴업체와 공동 투자 계약을 체결하여 새로운 채굴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인도네시아 니켈 생산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니켈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됐던 만큼, 올해 니켈 가격이 반등하면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며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올해 리튬 가격이 톤당 1만400달러로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반면, 니켈 가격은 공급 축소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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