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오전 조사 불응한 尹 오후 조사도 끝내 거부...."입장에 변화 없다"

공수처 "尹 건강상 이유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의료진 아니기에 판단 어려워"

공수처, 오후 5시 법원 체포적부심사 집중...법원 결정 이후 구속영장청구할 듯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의 이틀째 조사를 거부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오전 조사를 받지 않은 윤 대통령 측은 오후 조사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6일 경찰,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 측이 변호인단을 통해 공수처에 오후 1시 50분쯤에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공지했다.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공수처에 체포된 윤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에서 조사를 받고 오후 9시 40분에 서울구치소로 이송되며 첫날 조사를 마쳤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이튿날인 오늘 오전 돌연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며 조사를 거부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후 2시부터 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윤 대통령은 끝내 오후 조사마저 거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어제 충분히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받을 게 없다"고 불출석 의사를 확실히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공수처 조사에서 개괄적으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조사를 위해 200페이지 이상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정작 윤 대통령은 진술을 전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름과 주소를 묻는 인정신문에도 불응했다고 공수처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조사를 계속 거부한다면 서울구치소에서 공수처 조사실로 강제연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돌고 있다.   

이날 공수처 관계자는 구치소 방문 조사 여부에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밝혔고, 강제연행 여부에 대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고,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를 거부한 것을 두고는 "의료진이 아니기에 판단하기는 어렵고, 건강상의 이유가 있다면 고려는 해야 할 요소"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에게 지병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문제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이뤄진 공수처의 체포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은 이 사건 전속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중앙지법은 이날 체포적부심 심사 사건을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에게 배당했다. 이르면 이날 심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이 직접 심사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공수처는 오후 5시 열릴 예정인 체포적부심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공수처는 법원에서 체포적부심사가 결정된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