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기구인 국제결제은행(BIS)이 강달러에 따른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17일 BIS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리스 호프만 연구진은 각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하나로 글로벌 달러 강세를 언급했다.
달러화는 미국 예외주의로 초강세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 정치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 영향을 받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강달러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최근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110을 넘겼고 일부 조정을 거쳐 108.9 수준에서 움직이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달러가 국제 무역·금융에서 지배적 역할을 하는 만큼 강달러는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짚었다. 강달러는 미국 이외 국가의 수입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며 세계 금융환경을 빡빡하게 하고 실물 경제활동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과 관련해선 미국의 관세 부과 및 그에 따른 무역 상대국의 보복 대응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생산이 감소하며 소비자물가 변화는 국가별로 상이할 수 있는데 중앙은행으로서는 가계가 추가 물가 상승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가 제한적인 만큼 관세 부과에 따른 이차적 영향이 중요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불확실성 고조로 통화정책 조정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질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재정정책 불확실성, 각국의 경제 약화, 관세 및 환율 조정을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세계 경제가 연착륙 경로에 있지만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고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위험 관리와 명확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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