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16일 공개한 2024년 하반기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나타난 김동연 경기지사의 존재감은 '역시'였다. '잘하고 있다'의 긍정 평가가 17개 시도지사와 견주어 월등히 돋보여서다. 더불어 군불군(君不君), 즉 임금이 임금 같지 않은 시대 잠룡으로서 능력도 재확인된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여야 대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일부 단체장에 대한 지역 유권자 평가를 확인할 수 있어 더 그랬다. 김 지사는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직무 수행 능력 평가에서 59%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 반면 부정 평가는 19%였다. 김 지사의 이런 평가는 진보 보수 전체를 아울러서도 두루 호평을 받고 있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진보층에선 72% 보수층에서도 51%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김 지사의 평균 긍정 평균가는 59%다. 반면 부정 평가는 19%로 조사돼 부정 평가보다 40% 높은 긍정 평가를 받았다. (한국갤럽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전국요약 조사기간 2024년 7~12월, 조사 대상 만 18세이상 1만 9025명으로 전화 조사 표본오차: 17개 시도별 ±1.4~7.9%포인트 95% 신뢰수준)
보수의 경우 서울 대구 잠룡들보다 월등했고, 진보 보수 망라 대선 후보군 단체장 중 가장 호평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 직무 긍정 평가는 45%, 부정 평가는 41%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잘하고 있다 48%, 잘못하고 있다 37%였다. 김 지사는 이 밖에도 지역색 강한 영호남에서도 전남과 울산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지지 및 순 지수 (긍정 평가에서 부정 평가를 뺀 수치)는 전남 제외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선출직인 자치단체장의 성적표는 국민의 평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재임 중 본분을 다하면서 얼마만큼 지역민 삶의 질을 높였는가가 국민 판단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무수행 평가는 대선 후보군으로서 국민 호감도와 비호감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탄핵정국 속 대통령 체포 이후 국민 여론은 '조기 대선' 양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차기 대선 출마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 있어서 국민의 생각은 오리무중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조차 최근 적합도 면에서 수치가 떨어지는 판이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 지표조사(NBS)에서 차기 대통령 적합도가 28%를 기록했다. 게다가 비호감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표의 비호감도 수치는 61%로 잠룡 가운데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보수 후보군도 다르지 않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비호감도는 71%, 73%였다. 오세훈 서울 시장도 68%나 됐다.
반면 김 지사의 비호감도는 진영 내에서조차 2~3% 안팎이어서 대조를 이룬다. 비호감도는 대선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부동층’의 표심과도 연결된다. 정가에서는 이런 점에서 지지 확장성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척도로 여긴다. 아무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국민들의 생각은 대통령 출마를 당연시하는 특정 정치인들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 가운데 '자목지임(字牧之任: 맡겨진 중요한 책임이나 역할) 하는 김 지사가 정치적 성향에 상관없이 호평을 받으며 긍정 평가가 월등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