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기 때보다 더 강력한 '미국우선주의'를 예고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국제무대에서 세계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미국에 공장을 세워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무역전쟁'을 예고한 셈이다.
다보스 연설서 “美서 생산, 아니면 관세”...무역적자·빅테크 규제 언급하며 EU 압박도
트럼프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우리는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했다.이어 "하지만 여러분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건 여러분의 권리이지만 여러분은 매우 간단하게 다양한 금액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세는 우리의 경제를 강화하고 채무를 갚는 데 필요한 수천억 달러, 심지어 수조 달러를 우리 재정에 보탤 것"이라며 "일자리를 만들고, 공장을 세우고, 기업을 키우기에 미국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 국가에 과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21%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겠다면서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경우에만" 15%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EU가 애플·구글·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를 규제하면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언급하며 "여러분이 이들 기업을 좋아하든 말든 이들은 미국 기업이고, EU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보기에는 일종의 세금이다. 우리는 EU에 매우 불만이 크다"라고 했다.
"전 세계 금리·유가인하 압박할 것"..."파월과 적절한 시기에 대화"
트럼프는 이날 전 세계 유가와 금리 인하를 주도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면서 "유가가 내려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바로 끝날 것이다. 지금은 유가가 전쟁이 계속될 수 있을 만큼 높다"고 주장했다.러시아를 종전 협상에 참여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에너지 수출에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어 "유가가 떨어지면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 우리를 따라 내려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간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이후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개최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금리를 낮추기 위해 파월 의장과 대화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가 내려오면 물가가 낮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금리가 내려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하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 자기가 "강력한 입장"을 낼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금리가 얼마나 떨어지기를 바라냐는 질문에 "많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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