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산업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한국 배터리 산업 영향과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는 한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내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Section 30D)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배터리 판매량을 26%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45X)도 한국 배터리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특히 AMPC가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 배터리 기업의 흑자방어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4년 2분기 기준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흑자 방어에 성공했으며 연구원은 이는 해당분기에만 5천억원(3사 합산액 기준)이 넘는 AMPC 덕분이었던 것으로 설명했다.
황경인 산업연 실장은 "IRA 세액공제 제도가 후퇴한다면 우리 배터리 산업에는 확실히 악재가 될 것"이라며 "다만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는 지원규모 축소 가능성이 높지만 AMPC는 미국 내 투자·생산 촉진 효과가 높아 상대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투자활력 제고를 위해서는 △국내 투자 배터리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초격차 기술 확보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급망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양극재 기업 시설투자 지원 △흑연 국내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세제지원 및 전기료 인하 등이 필요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활용 광물 활용 배터리에 대한 세제지원 신설 △사용후(End-of-Life) 배터리 산업 활성화 등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황경인 실장은 "최근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성과 전략성 측면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의 지원 정책 후퇴 가능성까지 겹쳐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배터리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저하되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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