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배터리 부문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공장 가동률 저하와 초기 양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실적 하락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당장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시장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부문 부진 여파
삼성SDI는 2024년 영업이익이 36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5% 감소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5922억원, 순이익은 5755억원으로 각각 22.6%, 72.1% 감소했다.
4분기 매출은 3조75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8% 줄었고, 영업손실은 256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삼성SDI의 분기 적자가 2017년 1분기 이후 8년 만에 발생한 것이다. 순손실은 2427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배터리 부문에서의 실적 하락이 뼈아팠다. 배터리 부문은 매출 3조5645억원을 기록했으나,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매출이 감소하며 영업손실 2683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북미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로 ESS와 UPS용 배터리는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여전히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 여파로 실적이 하락했다.
올해도 당장의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은 이날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신규 공장 초기 양산으로 고정비 부담"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연간 매출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다고 같은 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19.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4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3773억원이 반영됐다. AMPC를 제외한 적자는 6028억원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북미 지역 판매는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유럽 시장 역성장과 메탈 가격 약세로 판가가 하락하면서 전사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가동률 저하와 신규 공장 초기 양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73% 하락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회복 역시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CFO는 “1/4분기에도 지난 4/4분기 대비 매출 성장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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