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분석 ③] '스펙천재' 한동훈…부족한 정치력 논란 극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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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서 기자
입력 2025-0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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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이후 공개 행보 나설 가능성…'검사 선배' 윤 대통령과 차별화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렸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집권여당 국민의힘 소속 '잠룡'들도 본격적으로 몸을 푸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 탄핵 여파로 지난해 12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설 연휴 직후 공개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6.3%)한 결과, 한 전 대표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5%를 기록하며 3위에 올라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1%로 1위를 차지했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를 기록해 한 전 대표를 앞섰다. 홍준표 대구시장(4%), 오세훈 서울시장(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2%)가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을 참조하면 된다.
 
'엘리트 검사'의 쉽지 않았던 정치 입문

1973년 서울에서 출생한 한 전 대표는 소위 '스펙 천재'다. 강남 8학군에서 초-중-고를 다니며 반장을 도맡았고, 서울대 법대 4학년 재학 중인 1995년, 만 22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조선제일검'으로 불리면서 특수통 엘리트 검사 길을 걸어왔다. 

윤 대통령과 인연도 검찰에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꼼꼼하고 일 잘하는 후배를 높이 평가했고 한 전 대표도 우직한 '검사' 윤석열을 잘 따랐다고 한다.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위해 꾸려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윤 대통령은 수사팀장, 한 전 대표는 파견 검사로 호흡을 맞췄다.

2019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되자 한 전 대표는 46세에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영전하면서 역대 최연소 검사장에 이름을 올린다. 그러나 그 직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눈 밖에 나게 됐고, 2020년 1월에 부산고검 차장검사, 2020년 6월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연속 좌천됐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2년여 간 수사를 받기도 했다.

2022년 3월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에 발탁돼 '윤석열의 황태자'로 불리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2023년 12월에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2024년 4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한다. 같은 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친윤(윤석열)계의 견제를 뚫고 압승을 거두며 정식 대표가 됐지만, 12월 윤 대통령 탄핵 후폭풍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부족한 정치력·리더십 우려...국민들에게 새 비전 보여줄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한 한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하더라도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선 제기된다. '친윤' 색채가 강한 현 권영세·권성동 투톱 체제에서 국민의힘은 안정을 되찾았고, 여야 지지율도 탄핵정국 이전으로 복귀했기에 '반윤' 행보를 보인 한 전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정국에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면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등 이슈에서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12월 계엄 사태에서는 윤 대통령의 탈당과 제명 그리고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하면서 친윤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4월 총선 참패와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모두 한 전 대표가 초래한 일은 아니었다"면서도 "당시 집권여당 수장으로 대통령실과 충분히 소통하고 노력했다면 어느 정도 방지하거나 후폭풍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 전 대표의 정치력과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붙였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살아있는 권력'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중도층 소구력이 강화됐다는 주장도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에게 핍박받고 고통받은 한 전 대표가 기성 정치권과 결이 다른 문법을 내세워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면 대선 정국의 충분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가 현재 진행형인 '명태균 리스크'에 자유로운 것도 강점이다. 명씨는 자신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자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보수진영 주요 대권주자들과의 인연을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한 전 대표가 더 긴 호흡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자신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잘 알리고 후보 단일화를 통해 물러나는 그림이 좋을 수도 있다"며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검사 출신 대통령을 국민들이 두 번 연속 선택할 것 같진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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