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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적립금이 세 배 넘게 증가하며 40조원을 넘어섰으나 적립금 대부분이 연 수익률 3%대에 그친 원리금보장상품에 편중돼 디폴트옵션 도입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분기 말을 기준으로 디폴트옵션 적립금이 40조원, 지정가입자 수가 63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9%, 32% 증가했다.
디폴트옵션은 현재 41개 금융기관에서 출시한 315개 상품이 정부 승인을 받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지난 1년간 상품별 수익률은 고위험상품이 16.8%, 중위험상품이 11.8%, 저위험상품이 7.2%, 초저위험상품이 3.3%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특히, 중위험 또는 고위험 등급의 68개 상품은 1년 수익률이 15%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적립금 40조670억원의 88%에 해당하는 35조3386억원이 초저위험상품으로 운용되는 것으로 나타나 높은 수익률의 수혜를 본 가입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원리금보장상품에 편중된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4월부터 모든 디폴트옵션의 상품 명칭을 변경한다. 초저위험은 '안정형'으로, 저위험은 '안정투자형'으로, 중위험은 '중립투자형', 고위험은 '적극투자형'으로 변경된다.
기존 디폴트옵션 상품 명칭은 ‘위험’을 강조하고 있어 합리적 투자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었으나, ‘투자’ 중심으로 명칭을 변경함으로써 가입자 성향에 적합한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지침이다.
또 올해 공시부터는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등급별 적립금(판매) 비중을 추가적으로 공개한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상품의 편중 정도를 알림으로써 가입자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금융기관은 가입자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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