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며 콘텐츠 업계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그런데 중국 한한령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게임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중국 게임 시장에서 현지 게임사들이 급격하게 성장하며 우리 게임사 대부분은 중국 사업 비중을 다시 늘릴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게임 업계는 한한령으로 인해 본격적인 중국 진출보다는 기존 퍼블리싱 계약을 통한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한한령이 해제된다 해도 신규 판호를 발급해 중국 시장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미국, 유럽, 일본 등 현재 진행중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쏟겠다는 곳이 대부분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은 '기회의 땅'으로 불렸다. 2016년 넥슨의 던전앤파이너는 중국에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당시 중국은 한국 게임 수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 제한으로 인해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혔고, 신작의 출시도 어려워지면서 한국 게임사들은 북미, 일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력하게 됐다.
그 결과 미국 시장 비중은 2017년 12.2%에서 2022년 26.4%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비중은 46.2%에서 27.2%로 19.0%p감소했다.
우리 게임사들의 중국 매출이 급감한 대신 중국 게임사들은 급성장했다.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대형 게임사들이 기술력을 빠르게 키운 탓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 674억 5700만 달러(약 87조 700억 원)였던 중국 게임 시장은 2028년까지 1247억 9900만 달러(약 162조 2400억 원)로 전망된다.
국내 게임 업계는 한한령 해제로 신규 판호 발급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위메이드 관계자는 "재작년 판호를 얻은 '미르M'이 중국 내에서 잘된 지식재산권(IP)인 만큼 기대감이 크지만 다른 게임의 중국 출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중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던 게임들도 있었던 만큼 한한령 해제가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형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또한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특정 시장에 의존하기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기조를 유지하며 사업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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