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시황] 코스피, 2% 넘게 낙폭 확대…美관세 정책에 투심 '휘청'

[사진=아주경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이 모두 휘청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10시 47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5.44(-2.50%) 내린 2556.31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6.14p(1.38%) 내린 2585.61에 출발해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개인은 코스피 급락장에서 순매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103억원, 336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반면 개인은 8078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18.19p(-2.36%) 내린 752.66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역시 1%대 하락으로 출발해 2% 넘게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대부분 내림세를 보이고 있으나 셀트리온(0.55%), 리가켐바이오(0.18%)는 약보합세다.

이 같은 급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기 둔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4일(현지시간)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유예 중인 25% 관세를 예정대로 집행하고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27일 SNS를 통해 밝혔다.

같은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2000명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22만5000명을 뛰어넘었다. 이번주 발표된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미국 소매판매지수도 부진했다. 

빅테크 대표주인 엔비디아의 실적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고비용 제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지난밤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5% 내린 4만3239.50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5861.57, 나스닥 종합 지수는 1만8544.42에 장을 마치며 각각 1.59%, 2.78% 급락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등 경제에 부담이 되는 공약 이행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투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급격하게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장기 상승세가 재개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정된 관세 정책들이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경기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다만, 경기에 민감한 다우지수보다 나스닥의 하락폭이 컸다는 것은 실제 경기침체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주도주의 차익실현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관세 정책 실행 여부에 따른 불확실성이 변동성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보다 밸류에이션에 의한 변동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 연구원은 "100년 동안 S&P 500은 강세장과 약세장을 불문하고 1년 6개월에 한 번꼴로 10%가 넘는 조정이 나타났는데, 2023년 하반기 이후엔 10% 이상의 조정을 겪은 적이 없다"며 "이번에 발생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으며, 주가 하락을 약세장의 시작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