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기업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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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자 더본코리아 대표인 백종원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하지만 백 대표가 연초부터 연일 구설에 오르며 그간 쌓아온 호감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
특히 제품 함량·원산지·건축법 위반 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1일 국민신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예산군청에는 예산군 홍보대사인 백 대표의 해촉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됐다. 백 대표는 지난 2016년 예산군 홍보대사로 위촉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민원인은 "예산군 홍보대사는 단순한 유명 인사가 아니라 지역 가치를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논란이 예산군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홍보대사직 해촉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예산군의 신속한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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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햄 선물세트 [사진=더본코리아 자사몰 누리집 갈무리]
올해 백 대표의 신뢰성이 흔들린 계기는 '빽햄 선물세트'에서 비롯됐다. 더본코리아가 출시한 통조림햄 빽햄(200g) 9개 세트는 가격이 5만1900원. 반면 같은 용량의 스팸은 2만1750원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빽햄이 스팸보다 가격은 비싸면서 돼지고기 함량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빽햄 돼지고기 함량은 85.42%로 스팸(92.37%)보다 낮다는 점을 꼬집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백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후발 주자라 생산 단가가 높아 원가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0g 기준 고기 함량 차이는 14g정도인데 고기 원가로 따지면 100원이 안 되는 만큼 100원 아끼자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느냐"고 덧붙였다. 백 대표 해명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더본코리아 자사 쇼핑몰 ‘더본몰’에서 빽햄 선물세트가 삭제됐다.
밀키트 제품 원산지도 문제가 됐다. 백 대표는 지난해 농가를 돕겠다며 치킨 스테이크 밀키트를 소개했으나 정작 주재료인 닭고기 원산지가 브라질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본몰에 올라온 제품 상세 정보에는 염지닭정육(브라질산) 97.81%로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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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가 출시한 맥주 '감귤오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감귤 함량이 다른 과일맥주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는 주장이다. '감귤 오름' 성분표를 보면 500ml 한 캔 기준 감귤 착즙액은 0.032%, 약 0.16ml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경 67~70㎜짜리 주스용 감귤 기준 개당 120~135㎖ 착즙액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귤 하나로 맥주 750캔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오비맥주 '카스 레몬'과 신세계L&B '트롤브루 레몬'에는 레몬 농축액이 각각 0.27%, 2.1% 들어 있다.
이같은 논란에 더본코리아는 "감귤오름 맥주는 제주 감귤농가를 널리 홍보하는 일환으로 ‘제주감귤착즙액’을 넣어 개발됐다"며 비교되는 다른 제품의 식품유형은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반면 감귤오름 식품유형은 '맥주'로 분류돼 명확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 대표가 해명에 해명을 거듭하고 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본코리아가 충남 예산군 오가면 백석공장 인근 비닐하우스를 용도와 다르게 사용해 행정기관으로부터 행정명령 사전통지를 받고 철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예산군에 따르면 비닐하우스는 '농업용 고정식 온실'로 신고됐으나 실제로는 기자재 등을 넣어두는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예산군은 농지법·건축법 위반 사실을 더본코리아에 알렸고, 더본코리아는 결국 지난해 12월 비닐하우스를 철거했다.
잇단 논란에 더본코리아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한 업계 관계자는 "원산지나 원재료를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보니 제품 함량 논란 관련 소비자 실망감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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